유럽의회는 955억 유로 규모의 Horizon Europe 프로그램 관련 법안을 최종 승인했다. 하지만 애초에 목표로 했던 1200억 유로 예산 확보에 실패한 의원들은 벌써 프로그램 예산을 더 늘리기 위한 방법을 모색 중이다.
본 표결은 이번 달 초에 의회의 연구 및 산업 위원회 ITRE의 승인 이 후에 이루어졌으며, 이는 지난 3년 간 프로그램의 내용과 예산 관련 협상에 마침표를 찍었다.
하지만 유럽의회 의원들은 Horizon Europe 프로그램에 1200억 유로의 예산을 배정하도록 회원국들을 설득하는데 실패한 탓에 아쉬움을 느끼고 있다. 작년 회원국들은 EU의 다년 예산과 코로나-19 피해 복구를 위한 신규 기금 마련을 둘러싸고 수 개월간 정치적 협상을 진행한 끝에 Horizon Europe의 예산을 삭감하기로 합의했다.
Horizon Europe 공동 조사위원인 크리스티앙 엘러(Chirstian Ehler) 의원은 본 회의에서 세계 최대 연구혁신프로그램의 개시를 자축하면서도 더 많은 예산을 확보하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을 밝혔다. 그는 동료 의원들에게 프로그램 예산을 증가시키기 위한 방법의 모색을 요청했다. 그는 “입법 기간 동안 더 많은 예산과 야심을 갖기 위한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Horizon Europe 프로그램의 또 다른 조사위원인 단 니카(Dan Nica) 의원은 본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성명서를 통해 비록 1200억 유로의 예산을 확보하지 못했다고 해도 해당 프로그램이 세계 최대 규모라는 점을 강조했다.
지난 9월에는 유럽집행위가 제안한 프로그램 예산 944억이 각국의 과학기술부장관들과 EU 지도자들에 의해 809억 유로로 삭감될 뻔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금액은 마지막 순간에 849억 유로(현재 환율 기준으로 955억 유로)로 증액되었으며, 이는 의회의 노력이 주요한 기여를 했다.
이전 프로그램인 Horizon2020의 예산은 2018년 기준으로 762.6억 유로였다. 유럽 집행위는 영국의기여분은 제외한 해당 프로그램 예산을 약 670.6억 유로로 추정했다. 이에 따르면 이번 Horizon Euope 프로그램의 예산은 이전 프로그램의 예산보다 약 30% 증가하였다.
EU 연구혁신집행위원인 마리야 가브리엘(Mariya Gabriel)은 프로그램이 추가적인 예산을 확보할수 있게 해 준 것에 대해 유럽의회외 과학 커뮤니티에 감사를 표하면서도, 연간 잔여 예산 관련 협상 등에서 더 많은 자금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함을 인정하였다.
예산 증액을 위한 노력
프로그램에 예산에 대한 해석이 어떻든지 간에 유럽의회 의원들은 여전히 Horizon Europe 예산 증액을 위한 새로운 자금원을 탐색하고 있다. 그들은 이미 금융 거래 및 플라스틱에 대한 새로운 세금 부과를 통해 연구혁신프로그램을 위한 자금 확보를 시도하기도 하였다. 한 의원은 금융 거래 관련 세금은 연간 500억 유로까지 증액시키기 위한 새로운 세금 도입을 위한 단식투쟁까지 하였으나 회원국들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EU의 다년예산계획은 독점방지법 위반 벌금과 미사용된 기금들은 Horizon Euope을 포함한 EU 연구혁신프로그램들에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 엘러 의원은 사이언스 비즈니스(Science Business)를 통해 "회원국들은 지금까지 이 같이 유연한 예산 사용에 반대해 왔다"고 말했다. 그는 "회원국들은 유연한 예산 집행에 반대하는 기존의 입장을 재고해야 하며, 의회는 이를 촉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U이사회와 의회가 지난 12월에 합의한 바에 따르면, 독점방지범 위반 벌금과 잔여 예산을 통해 확보할 수 있는 추가 자금은 최소 45억 유로이다.
유럽대학연합(European University Association, EUA)의 정책국장인 토마스 이스터만(Thomas Estermann)은 "해당 재정 실제로 매년 연간 예산에 배정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면서도 "의회가 이러한 자금 전환을 가능하게 하면 좋지만, 이를 달성하기가 어려울 것으로 생각된다고"고 밝혔다.
이스터만(Estermann)은 또한 코로나-19 피해복구기금을 EU 경제의 디지털화 및 기후문제 대응을 위한 연구혁신에 사용할 수 있도록 의회가 회원국들을 설득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는 "두 개의 재원을 통한 프로그램 예산 보충뿐만 아니라 국가별 회복 계획의 추진 경과도 주의 깊게 관찰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Horizon Europe의 차별성
Horizon Europe은 건강에서부터 민주주의에 이르는 여섯 개의 클러스터(Clusters)들을 통하여 사회적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연구 및 활동을 지원한다. 또한 이는 유럽의 민간-공공부문의 연구개발협력을 촉진하며, 전략 부문의 획기적인 발견 및 혁신을 유도하기 위한 미션(Missions)들을 포함한다.
Horizon Europe은 또한 프로그램에 참여하기를 원하는 제3국들과 EU 사이의 국제연구협력을 상정하고 있다. 관련 협의은 현재 영국, 스위스, 이스라엘과 진행 중이며, 캐나다, 일본, 호주 등 기타 국가들과의 협의도 곧 이루어 질 예정이다.
또한 EU의회는 브렉시트를 마무리 지을 EU-영국 무역 및 협력 조약을 승인하였다. 영국은 준회원국 자격으로 Horizon Europe에 참여하기를 원하지만 이를 위한 조건들을 아직 불분명하다. 동시에 EU-스위스 무역 협상도 성과가 없으며, 이는 스위스의 프로그램 참여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 가브리엘 위원은 "[집행위]가 잠재적인 미래의 협력국들과의 사전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Horizon Europe은 또한 스타트업 기업들을 지원하기 위한 기금인 유럽혁신이사회(European Innovation Council, EIC)를 포함한다. 이는 중소기업들이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고 활용하는 것을 지원하기 위한 투자 및 연구비 지원을 가능하게 할 것이다.
또한 집행위는 Horizon Europe의 도움을 받아 유럽단일연구시장을 구축하려는 계획을 부활시키고, 모든 회원국들이 공동의 투자 대상을 갖도록 시도할 것이다. 하지만 지금 회원국들은 GDP의 3%를 연구혁신에 투자하는 목표에 실패한 상황이다. 이에 비하여, EU의 주요 경쟁국가들은 GDP의 3%가 훨씬 넘는 자금을 연구혁신에 투자하고 있다. 엘러 의원은 Horizon Europe을 통해서는 이 목표 달성이 어렵다고 평가했다.
엘러 의원은 또한 EU가 2030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반으로 줄이기 위해서는 막대한 자금이 연구혁신에 투자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10년 안에 우리는 현재 존재하지 않는 기술을 개발하고, 개선한 후에 또 유럽단일시장에 내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애초에 1월에 개시될 예정이었던 Horizon Euopre은 이제야 의회의 승인을 받아 본격적으로 추진될수 있게 되었다. ERC와 EIC의 몇몇 공고들은 이미 의회의 승인이 있기 전 게시되었는데, 이는 연구자들이 의회의 프로그램 승인 이전에 지원할 수 있게 허락하는 소급 조항 덕분이었다.
프로그램의 다른 사업들은 집행위가 향후 2년간의 로드맵 작성을 마무리하기를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가브리엘 위원은 최종 계획은 향후 몇 주 내에 발표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