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과학계와 정부관료들은 EU의 호라이존 유럽(Horizon Europe) 연구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비용이 너무 높다고 지적했다.
EU는 국내 총생산(GDP)을 기준으로 2021-2027년 연구 예산의 일부를 지불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이는 현재 EU GDP의 18%에 달한다.
그러나 정부 관료들은 영국의 연구자들이 프로그램에서 예상보다 낮은 지분을 차지할 경우 영국 정부에게 보상하기위한 "하향 수정 메커니즘"형태의 "안전망"이 누락되었다고 말한다.
연구자들은 “행정 및 참여” 수수료까지 부과된 GDP 기반의 지불방식에 대해 정부가 다른 대안을 마련 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부 소식통은 내년에 영국이 EU 프로그램에 참여하지 않아야 할 경우를 대비한 차선책, 즉 B안에 대한 논의가 “증가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셰필드(Sheffield) 대학의 연구 정책 교수인 제임스 윌스돈(James Wilsdon)은 영국 과학 관련자들 사이에서 분위기의 변화가 있었다고 말한다. 그는 EU와 영국 사이의 종합 협의에 대한 광범위한 정치적 견해를 넘어, 이제 비용이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것이 확실하다고 말한다. 그는 유럽연합이 영국과의 연계를 위하여 수십억에 달하는 막대한 할증료를 요구하고 있다고 평가하면서, 이는 영국이 그 대가로 얻을 수 있는 어떤 기대나 모델링을 훨씬 넘어서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구 주도 대학들의 협회인 러셀 그룹(Russell Group)의 회장이자 맨체스터 대학의 부총장인 낸시 로스웰(Nancy Rothwell)은 지난달 청문회에서 유럽의회 의원들에게 영국이 완전한 “준회원국”의 자격으로 호라이존 유럽(Horizon Europe)에 참여 할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영국 정부의 문제는 연구자들이 호라이존 유럽에 참여함으로써 얼마나 많은 이익을 얻을 수 있는지 예측하는 것이다. 현재 연구 프로그램인 Horizon 2020의 성과는 영국이 EU 탈퇴를 결정한 2016년 국민 투표 이후 큰 타격을 입었다. 작년 왕립 학회(The Royal Society)의 분석에 따르면 영국의 EU 연구기금 연간 점유율은 2015년 이후 거의 3분의 1 수준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이 호라이존 유럽 프로그램에 참여할 경우 매년 수백만 파운드 정도가 들 것으로 예상되었다. 윌스돈 교수는 “그러나 우리가 지불하는 비용과 적정하게 수령할 것으로 예상 할 수 있는 금액의 차이가 호라이존 유럽 프로그램의 전주기에 걸쳐 수십억 파운드로 증가할 수 있기 때문에 영국 정부는 지금 그 돈을 국내 연구개발프로그램들에 투자하는 것이 더 나은지 탐색하는 중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영국의 대학들과 대다수의 학계가 여전히 호라이존 유럽 프로그램에 회원국으로 남아 있기를 원합니다. 그러나 균형적 교환(trade-off) 이라는 잠재적 규모에 대한 현실적 자각이 증가하고 있어 좀 더 수용 가능한 타협에 도달하지 못한다면 의견이 바뀌기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양측의 협상단들은 이번 주 브뤼셀에서 최종 예정된 무역협상 라운드에 참석했지만 영국의 보리스 존슨(Boris Johnson) 총리가 협상 마감일로 정한 10월15-16일 EU 정상 회담까지 논의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영국은 9월 유럽연합으로부터 영국의 탈퇴를 서명한 법적 효력을 가진 이혼협상 위반을 위한 계획을 발표함으로써 브뤼셀과의 불화를 더욱 악화시켰다. 유럽연합은 목요일 탈퇴 협정 위반에 맞서 영국에 대한 법적 조치를 발표했다.
만약 유럽연합과의 협상이 결렬된 채 올해를 마감한다면 참가비에 대한 논쟁은 영국의 문제 중 가장 작은 것이 될 것이라고 연구자들은 경고한다. 생물 의학 연구 자선 재단인 웰컴 트러스트(Wellcome Trust)의 정책법률팀의 마틴 스미스(Martin Smith) 팀장은 "영국과 유럽연합에 엄청나게 실망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호라이존 유럽에 준회원국으로 가입하는 것은 그것을 관철할 엄청난 정치적 의지를 필요로 하는 매우 어려운 것”이라고 덧붙였다.
더욱 험난한 참여 가능성
영국 협상가들은 지난 2018년에 제시된 선에서 호라이존 유럽을 위한 기금 협의를 주장하고 있다. 당시에 기술한 바와 같이 시스템은 비 EU 국가의 연구자들에 의해 회수되지 않은 비용을 돌려줄 수 있는 수정 메커니즘을 갖춘 “ 지불 금액 내 사용(종량제)"이 될 것이다.
그러나 그 이후 영국과 자유 무역 협정 체결을 담당한 EU 협상가들은 호라이존 유럽 프로그램에 대한 향후 지급액이 영국의 GDP 규모에 기초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웰컴 트러스트(Wellcome Trust) 자선재단은 비 EU 국가들의 손실을 보호하기 위한 안전망을 주장해왔다. 스미스 팀장은 일방적인 지불 시스템 그 자체만으로 영국 정부가 프로그램 가입을 유보하기에 충분하다고 본다. 그는 EU가 “거대 규모의 재정을 프로그램의 성공률이라는 도박에 걸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것이 현재 EU 연구 프로그램이 작동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폴란드나 루마니아가 EU 연구 프로그램에 투입한 금액을 정확히 회수할 수 있는 보장된 시스템은 없다. 여러 회원국에게 EU 연구프로그램 기여금에 대한 반대급부는 사실상 부정적이다.
영국에서는 연구자들 사이에서 호라이존 유럽 프로그램의 일원이 되고자 하는 열망이 여전히 높지만 “그것을 가치 있게 만들기에는 장애물이 너무 큰 상황들이 있다는 사실에 대한 이해가 더욱 고조되고 있다”고 고등교육 정책 연구소의 닉 힐만(Nick Hillman)소장은 말했다. 그는 “누구도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절대적인 참여를 원한 적이 없다”고 말하면서, “가장 열렬한 참여 지지자들조차도 지속적인 참여가 어려운 몇 몇 상황이 있음을 인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호라이존 유럽의 일원이 되지 않을 경우, 영국은 신진, 중견 및 리더 연구자에게 장기간에 걸쳐 보조금을 제공하는 "Discovery Fund"를 포함한 일련의 대체 기금 프로그램을 약속했다.
정부는 연구비 지출을 선진국들의 거의 최고 수순인 국내 총생산의 2.4%로 늘리겠다는 의사를 발표함으로써 연구자들의 우려를 완화하기 위한 움직임을 보였다. 그러나 올해 세계적인 대유행병에 맞서기위한 공공 지출이 막대한 것을 감안할 때 이러한 야망을 온전하게 실행할 수 있을지는 확실하지 않다.
다른 분석가들은 여전히 브뤼셀과의 공정한 거래가 체결 되어한다고 주장한다. 유럽 대학 협회(European University Association)의 수석 정책 조정관 토마스 요르겐스(Thomas Jørgensen)은 연구분야가 브렉시트 협상에서 가장 논란이 적은 요소 중의 하나라고 말한다. 그는 “브뤼셀에서 EU 프로그램 참여는 EU의 브렉시트 협상총괄국장인 미셸 바르니에(Michel Barnier)가 지난 몇 차례의 회담에 걸쳐 진전을 강조한 분야 중 하나이며, 영국 측에서 반대되는 공식 입장이 있었는지 전혀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위태로운 연구경력
스미스는 EU 연구 프로그램의 투자 수익이 단순히 돈 이상의 가치로 측정되어야한다고 말했다. 그는 EU 연구 프로그램에 투자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이익으로 네트워크와 연구협력의 기회를 꼽았다.
브뤼셀과의 모든 협약은 "영국을 위한 돈의 가치"를 제공해야한다고 과학 및 공학 옹호 단체를 위한 캠페인(Campaign for Science & Engineering advocacy group)의 다니엘 레스본(Daniel Rathbone) 부국장은 말했다. 그는 “그러나 이 평가를 할 때 영국의 연구계와 연계된 많은 무형이익의 가치가 재정비용과 함께 포함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영국의 연구직들은 이미 브렉시트를 둘러싼 불확실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허트포드셔(Hertfordshire) 대학교의 물질 중독 및 행동학과 오르넬라 코라짜(Ornella Corazza) 교수는 “내 일에서 가장 중요한 EU 연구기금에 접근하는 것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한다.
브렉시트는 이미 연구자들을 영국에서 몰아내고 있다. 생화학자 마크 반 데르 기즌(Mark van der Giezen)은 작년에 엑스터(Exeter) 대학에서 스타방에르(Stavanger) 대학으로 실험실을 옮겼다. 그는 “브렉시트 국민투표와 그 결과로 이어진 동일한 비합리성이 여전히 영국을 장악하고 있는 듯 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