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대통령 에마뉴엘 마크롱(Emmanuel Macron)은 향후 10년간 50억 유로 이상의 예산을 전염병 관련 연구들에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프랑스 정부는 이미 코로나-19 바이러스 관련 연구에 8백만 유로를 투입하였으며, 5천만 유로를 더 투입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마크롱은 지난 목요일 코로나-19 바이러스의 백신을 개발 중인 파리의 파스퇴르 연구소를 방문하여 연구비 지원계획을 발표하면서, "진단, 치료, 백신"의 세 가지 연구 우선 순위를 강조했다. 그는 본인의 트위터에서 "이번 코로나-19 위기를 통해 우리는 과학기술 연구와 이에 대한 장기적 투자가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 번 깨달았다"고 말했다.
연구혁신부 장관인 프레데릭 비달(Frédérique Vidal)은 이와 같은 10년 단위 투자는 미래의 전염병에 대비하기 위함이며, 이는 "연구자 및 그들의 연구에 대한 전례없는 지지"라고 말했다. 이와 유사한 긴급 R&D 예산 편성 움직임은 브뤼셀, 런던, 베를린, 마드리드에서 발견되고 있다.
프랑스가 전염병 관련 연구에 투입하려는 금액은 연간 5억 유로에 달한다. 이에 더하여 프랑스 국립연구소는 10년간 10억 유로를 관련 연구에 추가로 투자할 계획이며, 13억 유로를 건강 분야 전반에 투자할 예정이다. 현재 프랑스 정부의 R&D 예산은 70억 유로이다.
이와 같은 R&D 예산 증액이 모두를 만족시킨 것은 아니다. 프랑스과학자연맹의 사무국장인 패트릭 몽포(Patrick Monfort)는 증액된 예산이 2030년 R&D 예산 GDP 3% 달성 목표를 위해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전국공공교육연구연맹 사무국장 프랑크 루헤이호(Franck Loureiro)는 "예산 증액 발표가 실망스럽지만, 야당의 정치인들이 더 높은 수준의 예산 증액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크롱의 예산 증액 계획은 지난 주 유럽 내에서 발표된 코로나-19 및 전염병 관련 연구 지원 계획들 중에 최대 규모이며, 최소 몇 달 간의 운영 중지를 예상해야 하는 대학교, 연구실, 기업들의 버팀목이 될 것으로 보인다.
EU는 1억 3천7백5십만 유로를 코로나-19의 진단, 치료, 백신개발연구에 투입하기로 했다. 또한 EU집행위원회는 코로나-19 대응에 기여할 수 있는 제품 개발과 관련된 연구를 진행하는 스타트업 및 연구팀에 1억6천4백만 유로를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독일은 지금까지 1억4천5백만 유로를 코로나-19 대응 연구들에 투입했다. 영국은 6천5백만 파운드를 관련 연구를 위해 투입했으며, 스페인 정부는 3천만 유로를 투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마크롱의 대대적인 예산 투입은 전세계적인 코로나-19 백신 개발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함으로 보인다.
이번 주 전염병 대비 혁신연합(Coalition for Epidemic Preparedness Innovations, CEPI)은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위한 파스퇴르 연구소 주도 컨소시엄에 4백9십만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컨소시엄에는 비엔나 소재의 생명공학기업 테미스 바이오사이언스(Themis Bioscience)와 피츠버그 대학교가 참여하고 있다. 혁신연합은 또한 독일의 큐어백(CureVac), 미국 소재의 이노비오 제약(Inovio Pharmaceuticals), 모데나(Mordena), 노바백스(NovaVax), 그리고 홍콩 대학, 옥스포드 대학, 퀸즈랜드 대학의 백신 개발 프로그램에 연구비를 투자했다.
마크롱은 전 세계가 "보이지 않는 적과의 전쟁"에 돌입했다고 경고했다. 프랑스는 코로나 바이러스를 통제하기 위해 유럽 내 가장 높은 수준의 조치들을 취하고 있다. 프랑스의 시민들은 식료품 구매 등의 필수적인 활동 이외에는 외출이 제한되어 있는 상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