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과학기술 연구의 재활성화를 꾀하는 유럽 연구개발위원회

유럽연합은 과학기술 연구개발의 새로운 책임자로 마리야 가브리엘(Mariya Gabriel)을 지명했다. 마리야 위원은 연구, 교육, 혁신 분야의 실제적인 단일 시장 형성을 통해 동유럽과 서유럽의 격차 해소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사이언스 비즈니스(Science Business)와의 인터뷰에서 그녀는 향후 5년을 위한 유럽연합의 R&D 정책 계획에 대해 설명했다.

그녀의 장기적인 목표는 “유럽 지식 전략(European Knowledge Strategy)”을 수립하여 유럽연합 내의 학생, 연구자, 그리고 지식의 이동에 관련한 정책들을 통합하는 것이다. 이는 유럽연합 내의 연구 협력을 더 용이하게 함으로써 유럽 연구개발 분야를 다시 활성화 시킬 것이다. 그녀는 이 목표가 각 국의 교육정책들을 조율하려는 유럽연합의 계획들과도 맞닿아 있다고 설명했다.

먼저 마리퀴리 인력교류 프로그램(Marie Sklodowska Curie programme)의 경우, 동유럽의 연구자와 서유럽의 연구자가 동등한 수준의 급여를 보장 받도록 하기 위한 조치들이 취해질 것이다. 또한 그녀는 동유럽 연구자들이 호라이존 유럽(Horizon Europe) 프로그램에 더 많이 참여할 수 있도록 중도참여(Hop-on)와 같은 방안들을 구상하고 있다. 중도참여(Hop-on)는 지난 해 유럽연합 입법 초안에 포함되어 있었던 지원계획으로, 상대적으로 빈곤한 국가의 연구자들이 이미 선정된 프로젝트에의 중도참여를 허용하기 위해서 제안되었다. 하지만 그녀는 이의 입법을 위한 재협상에 들어갈 계획은 아직 없다. 이는 올해 어느 정도의 연구예산을 확보할 수 있는 지에 따라 달렸다고 그녀는 밝혔다.

가브리엘은 유럽연합의 정책이 연구혁신에만 너무 집중되어 있으며, 교육 분야는 충분한 관심을 받지 못한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녀는 유럽녹색정책(European Green Deal), 유럽경제공동체의 디지털화 등을 비롯한 여러 도전과제들의 달성을 위해서는 교육 정책들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그녀는 연구개발의 사회적 유용성을 강조할 전략을 가지고 있다. 이를 위해 유럽위원회는 학교 내 캠페인 활동을 통해 과학자들이 실제로 어떤 일들을 하는 지 학생들에게 보여주고, 그들이 과학자의 꿈을 키울 수 있도록 도울 예정이다. “시민들은 과학과 기술혁신이 유럽을 위해 어떤 일을 하는 지 알고, 이의 가치를 깨달을 필요가 있다”고 가브리엘은 말한다.

 

포용 정책

가브리엘은 자신의 비전이 더 강한 포용력을 가진 유럽을 만드는 것이며, 기존 회원국과 신규 회원국들 사이에 존재하는 연구개발 수행능력 차이를 감소시키기 위한 새로운 방법들을 강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EU 연구지원프로그램인 호라이존2020(Horizon2020)의 대부분의 연구비가 부유한 국가들의 프로젝트들을 지원하는데 사용되었으며, 2004년 이 후에 가입한 13개국은 총 지원예산의 4.8%를 지원받는데 그쳤다. 가브리엘을 이와 같은 상황이 새로운 프로그램인 호라이존 유럽(Horizon Europe)에서도 발생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연구자의 급여가 각 국가별 계수에 따라 결정되는 탓에, 동유럽의 연구자들은 서유럽의 동료 연구자들 보다 더 적은 급여를 받는데 대하여 불만을 가져왔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유럽위원회는 2021년 말까지 각 국가별 급여 차이를 명확히 보여줄 분석 보고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그 전까지는 호라이존 유럽(Horizon Europe)의 마리퀴리 프로그램에 참여 중인 연구자들만이라도 모든 회원국 내에서 동등한 수준의 급여를 받도록 하는 것이 가브리엘의 목표이다.

연구, 기술혁신, 교육 분야를 모두 관장하는 정책 총국의 책임자로 임명되면서 가브리엘은 이와 같은 본인의 비전을 실현할 기회를 얻었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각 회원국들의 지지가 필수적이다. 가브리엘은 “말이 행동이 되길 바란다”면서, 자신의 정책들에 대한 회원국들의 지지를 호소했다.

이러한 비전과 더불어, 그녀는 대학들이 더 많은 여성 지도자들을 발굴해 내기를 요청했다. 그녀는 “대학 내에 여성 지도자들이 충분하지 않으며, 유럽은 이들의 잠재력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예산확보

가브리엘은 이미 EU회원국들의 호의적인 태도를 목격한 바 있다. 지난 해 11월경, 그녀가 취임하기 직전에 브뤼셀 내에 호라이존 유럽(Horizon Europe)프로그램 예산이 120억 유로 가량 삭감될 가능성이 있다는 루머가 돌기 시작했다. 하지만 연구혁신분야 커뮤니티의 로비 활동에 힘입어, 해당 프로그램의 예산 삭감액은 30억 유로에 그쳤다. 가브리엘은 이를 대단한 성과라고 평가하면서도, 예산은 앞으로 다시 조정될 가능성이 있으므로 끝까지 긴장을 놓아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연구개발 예산은 유럽위원회의 전체 예산 계획의 일부에 불과하며, 그 규모는 기여도와 수혜 정도에 기반한 국가 간 정치 활동에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얻기 때문이다. 위원회는 기본적으로 이미 제안된 연구 예산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겠지만, 가브리엘은 궁극적으로 유럽의회의 제안대로 더 많은 예산 즉, 1천200억 유로가 주어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기능중심” 접근

그녀는 동-서 유럽 간 기술혁신 차이를 감소시키는 것이 우선이긴 하지만, 이것이 연구의 탁월성을 무시하는 결과를 초래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탁월성은 호라이존 유럽(Horizon Europe)에서도 여전히 핵심 평가기준이 될 것이며, ‘국가별 연구비 사전 배당’은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다.

그녀에 따르면, 많은 회원국들이 더 많은 투자와 정책 개혁을 통해 국가 연구혁신 시스템을 개선하는데 성공했다. 가브리엘은 유럽연합은 이 부분에 있어 더 많은 지원을 할 수 있으며, 유럽위원회가 지원 의지가 있는 동안 회원국들은 연구개발을 위한 투자 및 개혁에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호라이존 유럽(Horizon Europe)은 부유한 국가들과 그렇지 못한 국가들의 연구자들 간의 협력을 확대하기 위한 예산을 현재 보다 3배 이상(30억 유로) 확보했다. 또한 해당 프로그램에서는 과제 선정률이 낮은 국가들의 연구자들이 진행 중인 과제에 참여하는 것이 허용될 것이며, 연구제안서 제출 시 행정적인 지원도 받게 될 것이다.

위원회는 과거에도 구조기금을 통해 비교적 빈곤한 회원국들의 연구과제들을 지원하려고 노력한 적이 있다. 가장 대표적인 예로, 위원회는 호라이존2020(Horizon2020) 프로그램의 선정기준은 만족시켰지만 실제로 연구비를 지원받지는 못한 과제들에 “탁월한 과제(Seal of Excellence)” 라벨을 부여하여, 이들이 국내 연구지원기금을 통해 연구비를 지원 받을 수 있도록 시도한 적이 있었다.

해당 시도는 좋은 의도에도 불구하고 위원회가 기대했던 성과를 내지는 못했다. 가브리엘에 따르면, 이러한 조치를 모르는 국가들이 있었을 뿐만 아니라, 이를 알면서도 해당 과제들의 지원절차 면제를 위한 과도한 문서작업 탓에 시도하지 않은 국가들도 있었다. 그녀는 “실제로 기능하는 무언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유럽위원회는 회원국들이 “탁월한 과제”로 인정 받은 과제들의 잠재력을 알아보도록 하여, 이 과제들이 자동으로 국내 지원절차를 면제 받을 수 있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가브리엘은 앞으로 연구자들과 각 국 정부의 실제적인 협력이 중요해 질 것이라고 말했다.

기술혁신을 위한 새로운 연합의 창설과 같은 획기적인 프로젝트를 구상했던 전임자들과 달리, 가브리엘은 잘 조율된 R&D 정책들이 원활이 실행될 수 있도록 보다 실용적인 접근을 할 계획이다. 그녀는 “규모는 작지만 확실한 조치가 동반되는 프로젝트들의 힘을 믿는다”고 말했다.

 

SOURCE : SCIENCE BUSIN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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