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자기 소개를 간단하게 부탁드려요.
Bonjour. 안녕하세요! 저는 벨기에 프랑스권 루벵대학교(UCLouvain)에서 박사과정중인 양한나입니다. 수소 환경 하에 사용되는 금속재료에 대해 연구하고 있고 세부주제는 오스테나이트 스테인레스강의 수소취성입니다.
Q: 소속기관은 무엇을 하는 곳인가요?
저희 팀 이름은 Institute of Materials and process engineering(IMAP)입니다. 금속, 폴리머 등을 연구하는 사람들이 시뮬레이션도 하고 직접 실험을 합니다. 대학원인데 연구소라고 하니 생소하시죠? 학교에서 대학원은 한국처럼 학과에 소속된 것이 아닌 연구소 체재로 운영이 됩니다. 그래서 크게는 Institute of Mechanics, Materials, and Civil Engineering(iMMC)안에 소속되어 있어요. 보통 한국에서는 팀의 기준이 교수님 한분을 필두로 구성이 된다면 여기선 비슷한 분야의 교수님들이 모여서 팀을 이룹니다. 그 밑의 학생들도 자연스럽게 팀이 되어 같이 협업을 합니다.
큰 분류인 IMMC 안에는 학생들 말고도 테크니션이 소속되어있는 3가지 플랫폼들이 있습니다. 광학 장비 및 화학실험을 담당하는 LACaMi(Analysis, characterization, and processing laboratory), 기계실험을 담당하는 LEMSC(Mechanical testing, structures, and civil engineering laboratory), 시편 제작부터 시뮬레이션, 요즘 핫한 3D프린팅까지 담당하는 CREDEM(Design, prototyping and testing of electromechanical devices)이 있습니다. 학생들은 자유롭게 플랫폼의 테크니션들의 도움을 받아 실험을 할 수 있습니다.
Q: 같이 연구하는 분들을 소개해주세요.
저희 팀에는 7명의 교수님이 계시는데, 저는 주로 구조재료를 연구하시는 Pascal Jacques 교수님과 Thomas Pardoen 교수님과 함께 연구하고 있습니다. 두 분 다 이 분야에서 매우 유명하시고, 풍부한 지식과 날카로운 통찰력으로 항상 큰 도움을 주십니다. 덕분에 많은 것을 배우고 있어요. 더 많은 교수님들 정보와 연구 주제는 홈페이지에서 더 확인하실 수 있어요. (https://uclouvain.be/en/research-institutes/immc/faculty.html)
IMAP 연구팀
Q: 어떤 연구를 하고 계시나요?
저는 박사과정생으로서 수소취성 연구를 하고 있어요. 수소는 매우 작고 가볍기 때문에 금속재료안에 침투해 재료적 물성을 떨어뜨리는 수소취성이라는 현상을 야기하는데요. 수소에너지 사회를 구성하기 위해 수소 생산, 저장, 활용등 많은 연구가 필요하지만 기초적으로 수행되어야 하는 이 수소환경에 사용될 재료의 연구입니다. 수소취성에 대한 많은 메커니즘들이 제안됐지만 아직 부족한 것들이 있기에 저는 메커니즘 분석 및 재료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저희팀은 금속재료중에서도 알루미늄, 티타늄, 3D프린팅 연구하는 친구들이 많고 수소재료를 연구하는 친구들이 없어서 조금 외로웠는데요. 이번에 수소 파이프와 탱크 연구하는 친구들이 들어와서 기뻐요.
동료의 퍼블릭 디펜스
Q: 연구 환경이나 분위기는 어때요?
박사과정으로 입학을 하면 한 학생당 하나의 과제가 주어집니다. 한국과 다르게 코스웍 (Coursework)즉 수업이 없기 때문에 연구만 할 수 있는 환경이 주어지고 4년동안 그 과제를 끝내면 졸업을 합니다. 졸업요건인 학점은 수업으로 채우는 것이 아닌 학회활동이나 논문을 쓰며 채웁니다. 이렇다 보니 매우 자유롭습니다. 하지만 결과에 책임을 져 야합니다.
저희팀은 분위기가 정말 좋은데요. 연구적으로 협업도 잘되지만 놀기도 잘놉니다. 먼저 본인 생일에 디저트를 가져와 나눠먹고 축하받는 문화가 있어요. 축하받고 싶으면 먼저 어필해! 같은 의미라는데 사람이 많다보니 1-2주에 한번은 생일자 축하를 하게 되요. 1년에 한번 연구소 LAB DAY행사, International lunch, 성니콜라스 파티, 부활절, 크리스마스 등등 많은 행사가 있고요. 벨기에는 한국처럼 교수님들과 하는 Private defense 이후 가족 친구들을 불러 진행하는 public defense 문화가 있기 때문에 더욱 팀원들과 돈독해질 수 있습니다.
30년 넘게 IMAP에서 일하고 실험실의 헤드였던 마크가 심장병으로 하늘의 별이 되었다. 현 연구생, 졸업생 들이 모여 마크의 트레이드마크인 실험복을 입고 그를 추모했다. 맨 앞에 있는 분은 마크의 부인이다. 마크가 정말 유쾌한 사람이었던 만큼 사람들은 그의 유머를 나누며 생각보다 밝은 시간을 보냈다.
동료의 퍼블릭 디펜스 후 식사자리, 이날 컨셉은 바비였다.
SEM분석 장비 오퍼레이터였던 로항스의 은퇴파티
Q: 소속기관이 활발한 국제협력활동을 하고 있나요?
저희 학교는 프랑스어권이기 때문에 같은 프랑스어 공동체의 자금 지원이 많아 프랑스 기업 및 연구소, 스위스 로잔공대, 캐나다 맥길 대학교 등과 협업을 하고 있는데요. 대부분의 주어진 프로젝트를 분담하여 완성하는 공동 연구로 진행이 됩니다. 대학간 MoU를 맺기보단 연구실 단위로 연구가 진행이 됩니다.
벨기에에 구조재료를 연구하는 팀이 많이 없고 기업 및 연구소들이 많기 때문에 프로젝트 제안도 많은 편인데요. ArcelorMittal. APERAM, John Cockerill, CRM 연구소와 공동 연구도 하고 파일럿 실험을 같이 하고 있습니다.
유럽 연합에서 자금을 받아 진행되는 프로젝트는 홈페이지에서 자세히 확인 가능합니다. (https://uclouvain.be/en/research-institutes/immc/feder-and-erc-eu-projects.html)
Q: 소속기관 사람들의 한국에 대한 인지도는 어느정도 인가요?
같이 연구하는 친구들은 한국에 대해 모르는 친구들이 많았어요. 한국 회사도 삼성만 알고 있더라고요. 유럽지부 한국연구소가 많지 않아서 접할 기회가 없지 않았나 싶어요. 하지만 저희 교수님 같은 경우는 포스코, 현대제철 다 알고 계셨고 포스코가 설립한 대학교 포스텍에서 금속이 유명하다는 것을 알고 계셨어요.
Q: 소속기관에서 한국과 이미 협력 중이거나 향후 협력 의사가 있나요?
아직 한국과 협력중인 것은 없지만 언제나 가능성은 있다고 생각해요.
Q: 같은 기관에 한국인도 있나요?
아니요, 안타깝게도 팀에 한국인은 저뿐이에요. 저희 팀은 외국인 비율이 낮은 편이라 외국인 유학생으로서 필요한 정보를 찾는 게 쉽지 않았어요. 학교 입학 행정 처리부터 집을 구하는 정착 과정까지 혼자서 해결해야 했죠. 그런데 최근에 팀 학생회에 외국인팀이 생기면서, 그동안 겪었던 불편함들을 공유하고 개선 방안을 논의하기 시작했어요. 다음에 올 유학생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작은 책자도 만들고 있고요. 이런 분위기다 보니 한국인이 없어도 외롭지 않게 지내고 있습니다.
Q: 유럽 진출을 희망하는 한국 연구자들에게 소속기관을 추천한다면 어떤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으세요?
장점은 일단 교수님들이 이분야에서 유명한 분들이십니다. 그리고 그분들과 연구에 대해 자유롭게 토론할 수 있는 환경이 주어지기 때문에 수준 높은 연구를 할 수 있어요. 위에서 언급한대로 장비를 관리하는 플랫폼이 따로 있어서 실험의 모든 단계에서 조언과 기술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것도 좋아요.
단점은 프랑스어를 배워야합니다. 물론 랩실 친구들도 영어를 하긴 하지만 모국어인 프랑스어로 말하는 것을 선호하고 더 친밀하게 느끼더라고요. 학교에서 무료 수업을 제공하는데 듣는 것을 추천합니다.
매년 7월 한달간 학교 광장에 수톤의 모래를 뿌려 바캉스 분위기를 만든다.
Q: 마지막으로 소속기관에 대해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매일매일이 정말 행복해요. 이렇게 즐겁게 대학원 생활을 해도 되나 싶을 정도예요. 하나의 프로젝트를 처음부터 끝까지 온전히 맡아 진행하는 게 결코 쉬운 일은 아니지만, 그 과정에서 마치 내 일처럼 도와주는 많은 사람들의 손길 덕분에, 내가 움켜쥐고 있는 것만이 아니라 흘려보내는 기쁨도 배웠어요. 정말 좋은 사람들만 있는 곳이에요. 높은 수준의 연구를 좋은 사람과 하고 싶다면 저희 팀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