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RC 서포터즈] 나의 유럽진출 경험담 – 손민(독일/우주항공)

Min SON

Aerospace and ocean engineering

Researcher at Bundeswehr University Munich

2018.05.22.

나의 첫 포닥 독일항공우주연구소(DLR) 근무를 위해 거주한 Lampoldshausen 전경. 위키피디아 기준 인구 986명의 작은 동네. 마트도 없고 은행도 ATM없이 수기로만 입출금이 가능했다. 출퇴근 교통편이 없던 당시에 자전거로 출퇴근 하기위해 어쩔 수 없이 가장 가까운 마을을 선택할 수 밖에 없었다.

1. 독일로 갈 결심

  2017년 여름이었다. 해외유학 경험없이 무난하게 학부연구생부터 박사졸업까지 같은 연구실에서 꼬박 11년을 보냈다. 과제마감과 밀린 논문에 쫓기다시피 하고, 쪽잠을자며 미래에 대한 대책없이 박사학위를 마쳤다 (사실 국내 연구소에 몇군데 지원을 했지만 고배를 마셨다). 이전부터 “박사따면 해외가야지” 라는 말을 아무생각 없이 하고 다녔는데, 어느새 현실이 되었다. 수행하던 과제도 마무리할 겸, 여기저기 지원서도 넣을 겸 같은 연구실에서 포닥을 이어 나가면서, 주문처럼 외우던 말을 현실로 옮겨보고자 해외포닥 지원을 찾아보기 시작했다. 항공우주의 분야의 폐쇄성때문에 사실 외국으로 나가는 길은 크게 가능성을 염두에 두지는 않았지만, 일단 시작했다. 주변에 같은 분야 전공자들 중에 해외로 나가는 경우가 많지 않아서 (특히 실험전공의 경우에),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길은 많지 않았지만, 바이오 분야에서 미국으로 박사과정을 나간 고등학교 친구의 도움으로 시작하는 법을 배울 수 있었다.

 

지원할 수 있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였다.

1. 해외기관의 모집 공고를 통한 지원

지원하고자 하는 연구소, 대학 등의 공식 Job offer 게시판 또는 공고를 모아서 보여주는 사이트1, 또는 장학재단과 연결된 연구소 공고2를 활용해 적합한 공고를 찾아 지원할 수 있다.

2. 관련 연구기관에 무조건 지원

관심있는 주제에 대한 논문을 읽으면서 표기된 저자의 이메일 정보를 활용해서 지원을 했다.

 첫 번째 방법은 생각보다 적합한 공고를 찾기가 쉽지 않았다. 적합한 공고가 찾고 있을 때 나왔을 확률이 높지 않았고, 공고가 나왔더라도 지원시기가 맞기는 로또 확률과 비슷했다. 이러한 공고는 지원 시기보다 앞당겨서 미리 꾸준히 지켜보는 것이 좋다.

 두 번째 방법은 지원은 쉬웠지만 회신이 오는 경우가 많지 않았다. 거절의사를 보이는 회신이 올 확률도 열 번에 한 두 번이었다. 하지만 공식으로 구인 공고가 나기 전 내부 검토 프로세스에서 구인을 계획하고 있기도 하고, 적절한 지원자가 연락이 오면 없는 자리를 만들기도 하기떄문에 공고를 기다리고만 있기보다 먼저 연락하는 것이 꼭 필요하다. 이 방법은 원하는 만큼 지원을 시도해 볼 수 있었고, 이메일 또는 ReserachGate, LinkedIn 등 여러 채널로 연락을 할 수 있어 꽤 유용한 방법이었다.

 

친구의 조언을 받아 지원 시에 제출했던 서류는 다음과 같다.

1. 이메일 내용

  • Cover letter와 유사하지만 3-4 문장으로 짧게 요약

 

2. Cover letter

  • 한 페이지 양식으로 본인소개 (학위 등 커리어, 연구요약, 지원의도, 지원자 능력 어필)
  • 모든 내용은 지원하고자 하는 기관에서 수행하고 있는 연구(혹은 하고자 하는 연구)에 중점을 맞춰, 비슷한 연구를 수행했고 경험을 바탕으로 연구 수행능력이 있음을 어필)

 

3. Curriculum Vitae

  • 요약 2페이지 이내 - 지원자 정보(이름, 연락처), 학위 및 학위 논문 요약, 보유 기술, 연구 수행 경험, 지원 기관에 적합한 주요 논문 리스트, 기타 어필할 내용 (특허 등)
  • 별첨으로 전체 실적 리스트
  • 독일의 경우 필수는 아니나 선호하는 것: 지원자의 사진, 생년월일

 

4. 주요 연구실적

  • 논문 등 최대 3건 정도 동봉

 

주로 담당 교수나 그룹리더에게 연락을 했다.

 나의 경우에는 독일항공우주연구소(DLR)의 우주추진연구소(Institute of Space Propulsion)에 관심이 있었고, 논문 저자 중 주로 맨 뒤에 오는 담당 교수, 그룹리더에게 연락을 했다. 저자정보 중 이메일 주소가 없는 경우였으나, DLR의 경우 [이름.성@dlr.de]의 규칙을 따르고 있다.

 미국 등 다른 기관에서는 회신이 없거나 거절메일을 받았지만, DLR에서는 며칠내로 회신이 왔고, 제안한 연구주제와 비슷한 주제를 연구할 생각은 있으나 펀딩이 없어 장학금 등의 지원을 추천했다. 이와 같이 펀딩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고 들었기 때문에, 일단 긍정적인 회신으로 보고 장학금 등의 정보를 별도로 검색하여 지원자격과 마감일 등을 확인할 필요가 있었다.

  • 독일의 경우 독일장학재단(DAAD)3에서 지원자격에 맞는 Scholarship 또는 Fellowship 검색기능을 제공한다.
  • 마리퀴리 Fellowship4도 큰 규모로 장학금을 지원한다.

 회신을 받은 시기가 2017년 10월 초였고, 단기간에 지원 가능한 Fellowship이 DAAD의 Short-term Grant 라는 6개월짜리 프로그램이 11월 중 마감이었다. 시간이 다소 촉박했으나, DLR측의 도움으로 제안서와 기관추천서 등을 준비하고 지원하였다. 또한 동시에 Humboldt 재단의 Scholarship도 지원을 하여 비슷한 시기에 제출했다. 연구 시작일은 약 6개월 뒤인 2018년 5월1일 시작으로 제안하였다.

2018.07.07.

같이 근무했던 동료 및 인턴 친구들과 함께 참여했던 Lampoldshausen 동네 축제. 독일 외에도 여러국가에서 온 친구들이 있어 적응에 큰 도움이 되었다.

2. 낯선 땅으로

 꾸준히 지원 메일을 보내면서 결과를 기다렸는데, 3월 중순에 급작스럽게 DAAD에서 합격 통지를 받았다. 연구시작일이 5월1일 이기 때문에 최소한 15일전에는 출국하여 자리를 잡을 계획을 세우고 있었는데, DAAD 내부사정으로 합격공고가 늦게 나와 한 달 밖에는 남은 시간이 없었다. 이에 DAAD측에 5월 시작에 대한 현실적 어려움을 설명하고 6월 시작으로 늦춰 주기를 요청했다. 일단 합격이 된 이후에는 시작일 조정이 유연하다는 사실을 나중에 알았다.

 

출국까지 한달 반 남은 시간동안 많은 일을 해야 했다.

1. 현재 업무 정리 및 인수인계

2. 비행편 예약

  • 비자신청을 위해 비행편 예약이 선행되어야 하며, 확인서를 들고가야 한다.
  • 장학금을 받으면 많은 경우 편도 비행편에 대한 금액을 지원해 준다.

3. 비자신청

  • 포닥의 경우 연구원비자를 신청할 수 있으며, 비자기간은 출국일부터 계약서(장학기간) 종료일에 맞춰 신청할 수 있다.
  • 쉥겐협정에 따른 무비자(90일)로 입국해 현지에서 비자신청하는 방법이 있지만, 독일 현지 프로세스 속도와 비자청 예약은 한국에서보다 매우 어려워 추천하지 않는다.
  • 재한독일대사관에 연구원 비자 신청을 위해 서류를 준비하고 가능한 일찍 방문일을 예약해야 한다. 방문자가 많아 가장 빠른 예약일이 생각보다 늦을 수 있다.

4. 현지 숙소 확보

  • 독일은 연구소, 대학의 각 Institute 별 비서(Secretary)가 있어 숙소를 구하는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5. 건강보험 가입

  • DAAD 장학금의 경우에는 DAAD에서 보험을 들어준다. 이에 대한 확약서를 요청하여 비자신청에 활용하고, 차후 보험계약 확인서를 요청하여 근로계약 시에도 사용하였다.

6. 독일어 공부

  • 기본회화 A1 수준정도 배우고 왔을 때 아주 큰 도움이 되었다.

3. 여기가 어디요

 내가 근무했던 DLR 로켓추진연구소는 소음이 많고 위험한 실험이 진행되기 때문에 설립자의 풍수지리에 따라 Lampoldshausen이라는 숲속 한 가운데 위치해 있다. 당시에는 연구소로 출근하는 대중교통이 없는 상태라, 도보 또는 자전거로 출퇴근을 하기위해 비서를 통해 연구소와 약 2km 떨어진 쉐어하우스(WG)에 숙소를 구했다. 렌트비는 위치에 따라 다르지만, 2018년 시골의 경우 한달에 약 600유로 수준(전기, 수도, 인터넷, 난방 포함)이었고, 차후 이사한 조금 떨어진 동네의 경우에 50m2 크기의 모든 가구가 갖춰진 원룸이 1,000유로수준이었다.

  • 지역별로 편차가 매우 크고, 렌트비가 비쌀 경우 근로 계약시에 더 높은 임금을 요청할 수 있다. (다만 Scholarship 의 경우 고정금액이 지급되기 때문에 지역에 따라 살림살이가 팍팍할 수 있다.)
  • 독일의 경우 일반적으로 월세가 기본이며, 보증금으로 3개월치의 렌트비를 요구한다.
  • 렌탈 계약서 작성시에 계약종료 후 어느정도 수준으로 깨끗하게 나가야하는지 꼼꼼히 확인할 필요가 있다. (입주할 당시 페인트칠이 새로 되었다면, 퇴거시에도 페인트칠을 새로 하고 나가야 하는 경우가 많다.)(페인트가 새것이 아닌데도 퇴거시 페인트칠을 요구하거나, 전문 청소서비스를 요구하는 특별조항이 껴 있을 수 있으니 구글번역기로 모든 항목을 꼼꼼히 확인하는 것이 좋다.)

 

5월 16일에 미리 입국해 첫 출근까지 적응하는 기간과 현지에서의 서류처리를 진행했다.

  • 집 계약서를 받음과 동시에 원칙적으로 2주 이내로 거주지등록을 동네 주민센터를 통해 진행한다.
  • 거주지등록을 위해서는 일반적으로 집주인에게 별도의 양식에 따라 거주확인서(Wohnungsgeberbestätigung)를 받아서 들고 가야한다.
  • 동네 규모에 따라 사전에 예약을 해야 하는 경우도 있고, 바로 방문하여 처리할 수 있는 경우도 있다.
  • 거주지 등록 후 필수적으로 거주등록확인서(Meldebestätigung 또는 Meldebescheinigung)을 요청하여야 한다.
  • 거주등록확인서를 받으면 가까운 은행(또는 주거래를 위한 은행)에 방문하여 통장을 개설해야 한다.

4. 방황의 시작

 DLR의 경우 입구에서 출입이 통제되기 때문에 6월 4일 월요일 첫 출근시에 직장동료가 마중나와 같이 들어갈 수 있었다. 출입통제는 근로계약에 따라 진행되어, 근로계약이 없는 경우 방문객으로만 들어갈 수 있다. 차후, 계약 갱신시에 연구원 비자에서 일반 근로자 비자로 변경되는데 시간이 걸려 실물 비자를 받기전까지 임시비자를 요청하였으나, 비자종류가 변경되기 떄문에 임시거주비자에는 이전 비자와 동일한 조건의 근로비자를 붙일 수 없어, 실물비자를 받기 전까지 출근을 할 수 없었고, 차후 비자를 받고 계약서를 수정하는 해프닝이 있었다.

 

 한국에서 석/박사를 마치고 유학이나 해외근로 경험이 없어 생기는 업무에서의 다양한 문화충격이 많았다.

  • 독일 연구소나 대학의 경우, 유연근무제 (대학의 경우에는 출퇴근 기록도 없다.)이기 때문에, 특정 출근 및 퇴근시간이 없고 주 39시간을 자유롭게 일할 수 있다. 장학금을 받는 경우에는 월급을 받는 근로계약이 아니기 때문에 사실 39시간 제약도 없이 자유롭다. 다만 기관별로 근무 코어타임이 10-15시와 같이 있다.
  • 독일연구소와 대학에는 실험장비를 만들고 관리하는 테크니션이 따로 있다. 주로 금속가공, 전기, IT 파트별로 나누어 테크니션이 있으며, 재료를 구매하여 가공을 요청하거나, 전기배선 작업을 요청할 수 있다. 모든 것을 학생이 하는 한국과 다르게 테크니션이 맡고 있는 업무는 자격증이 필요하는 등 (예를 들면 220V 배선작업), 직접할 수 없는 경우가 많아 테크니션에게 요청해야하는 경우가 많고, 테크니션은 여러 연구자들의 요청을 처리하므로 스케줄링이 필수이다.
  • 연구소와 대학의 경우, 실험 장비와 재료를 구매하기 위한 구매 프로세스가 있다. 한국에도 마찬가지로 있으나, 한국과 달리 법인카드 활용이 없어 모든 물품을 견적서를 요청하고, 구매 프로세스에 넣고 승인을 받아 승인번호를 통해 후불로 직접 구매를 하거나 구매처에서 직접 구매를 한다.
  • 한국과 비교해 매우 느리다.
  • (연구소, 대학의 경우) 휴가를 생각보다 자주, 자유롭게 간다. 독일의 법정 최소 휴가일 수는 주5일 근무 기준으로 연간20일이나 대부분 연간 30일을 제공한다. 각 주별로 법정 공휴일이 다르지만, 5월, 8월, 12월은 휴가가 집중되는 기간이며, 이 기간에는 다른 이들도 모두 휴가를 가서 연락이 안되기 때문에 업무에 차질이 생긴다. 그래서 같은 기간에 같이 쉬는 게 좋다. 휴가를 가는 경우 본인 업무의 중요한 일정은 피해야 하지만 (무시하고 가는 경우도 많다), 그 이외에는 상급자에게 보고하여 자유롭게, 길게 갈 수 있다. 연간 30일 휴가 중 다 못쓴 휴가가 있으면 내년도까지 (기관에 따라 리셋하는 때가 다르다) 이월할 수 있다. 계약서상을 초과하는 근무시간(Gleitzeit)은 휴가와 붙이거나 징검다리 휴일에 붙여서 연차 차감없이 쉴 수 있다.

2019.05.14.

5월의 흔한 스위스 풍경. 조금 더 멀지만 나은 조건의 동네에서 살기 위해 조그만 중고차를 구매했다. 덕분에 행동반경이 독일 뿐 아니라 근접 국가로 넓어져 여행지의 선택이 넓어졌다.

2019.09.29.

CoVID-19로 인해 나에게 처음이자 마지막이 된 연구소 방문의 날 행사. 연구소를 대중에게 오픈하여 다양한 시설과 연구하는 내용을 소개하고, 어린이를 위한 체험행사를 준비했다.

5. 적응의 시작

 6개월 단기 장학금을 받고 왔기 때문에, 계약기간을 연장하는 방안이 필요했다. 이를 위해 6개월간 성실한 근무태도를 유지하고 3개월 차 즈음에 그룹리더와 계약연장에 대해 논의했다. 별도의 연구펀딩이 없었지만 다른 프로젝트에서 연구비를 일부 사용하여 연구를 진행했고, 소정의 결과물을 이용하여 독립된 프로젝트 펀딩을 수주하기 위한 계획을 설명했다. 그룹리더가 이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였고, DLR에서 직접 계약서를 받을 수 있었다.

 

고용계약서 작성 및 연장

  • 같은 연구소라도 각 기관별로 프로젝트 규모 및 고용현황에 따라 직접 계약이 가능할 수도 있고 어려울 수도 있다.
  • 연구소나 대학의 경우 근로계약은 연구원 (Wissenschaftliche Mitarbeiter)로 계약을 하며, 공무원 연봉표5(TVöD)를 따라가며, 경력 및 협상에 따라 포닥의 경우 일반적으로 E13 그룹의 1단계 또는 E14 그룹의 1단계로 계약한다.
  • 계약연장의 경우 종료 6개월전부터 논의를 시작하는 것이 일반적이며, 연장된 계약서가 2-3개월 전에 준비되는 것이 비자 연장을 위해 안전하다.

 

프로젝트 펀딩 지원은 분야 및 연구 규모에 따라 다르다.

  • 개인연구의 경우, 3년동안 박사과정 생 1명 연구비와 10,000유로 미만의 연구재료비를 제안할 수 있는 독일연구재단 DFG Individual Research Grant6가 유용하다.
  • 이외에도 DFG에서는 국제협력이나, 다양한 자격조건에 따른 펀딩을 제공한다.7
  • 또한 한국연구재단에서도 국내외 연수프로그램8 및 한독 협력 프로그램(GenKo)9도 지원해볼 수 있다.
  • 대형 과제의 경우 Horizon Europe10 와 같은 프로그램을 이용하거나, 우주관련 혁신적인 주제의 경우 유럽우주국(ESA)의 펀딩11을 노려볼 수 있다.

 

집 구하기

 연장된 계약상황에 따라 독일 생활이 길어질 것을 대비해 독일 친구의 도움을 받아 중고차를 구매할 수 있었고, 출퇴근이 자유로워짐에 따라 더 나은 조건의 집으로 이사할 수 있었다. 중고차의 경우 온라인 플랫폼12을 이용하거나, 근처의 중고거래매장을 이용할 수 있다.

집을 구하는 경우 온라인 플랫폼13이 일반적이며 사내 게시판을 통해 정보를 얻을 수도, 비서나 동료를 통해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 또는 부동산 중개인을 통할 수 있으나 중개수수료가 약 2개월치 월세에 해당하기 때문에 일반적이지 않다. 여러 번의 이사 경험 상 학생이 많거나 인기가 많은 지역의 경우, 집주인에게 회신을 받는 것이 매우 어려웠다. 일반적으로 온라인 플랫폼(Immoscout24)을 통해 집을 구하는 경우, 유료회원으로 가입하여 개인정보 및 신용정보서(SCHUFA-BonitätsCheck)를 상세하게 준비하는 것이 긍정적인 응답률을 높일 수 있었고, 선착순이기 때문에 매물 정보가 올라오자마자 연락을 해야 집주인과의 면접을 위한 회신을 받기가 쉬웠다. 집주인에게 첫 연락시에 가능한 준비된 모든 서류를 보내고 본인의 소개를 매우 상세하게 하는 것이 도움이 되었다.

  • 연락 메일 내용에는 간략한 본인소개와 국적, 동반자 여부, 근로계약 상황, 최소 계약기간, 흡연유무, 반려동물 유무, 차량유무 등 상세하게 미리 서술하는 것이 효과가 좋았다. 또한 석사학위, 박사학위 등 고등학위에 대해 언급하면 긍정적인 효과가 있는 것 같았다.
  • 연락 메일의 경우 구글번역기 사용을 밝히고 독일어로 작성하는 것이 응답률이 더 높았으며, 면접 시에 친한 독일인 동료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여, 면접 시에 더 원활한 소통과 긍정적인 피드백이 있었다.
  • 붙임 서류로는 근로계약서, 최근 3개월 월급명세서, 신용정보서, 학위증 등 신원보증이 가능한 모든 서류를 첨부하였다.

 

독일 사회생활 적응

 독일 생활에서 사회적 교류에 다소 어려움을 겪을 수 있는 데, 한국과는 다른 독일인의 ‘친구’ 개념 때문이다. 독일에서의 ‘친구’는 어릴 때 같이 유치원부터 다닌 동네 친구로서대학 이상의 사회생활에서 만나는 독일인과는 동료 이상으로 친해지기 어렵다. 물론 예외적으로 장기간 같은 사무실을 쓰는 동료나, 한국에 관심이 있는 동료와 사적으로 꾸준한 친분관계를 유지한다면, 동료 이상의 관계를 만들 수 있다. 이에 과학기술인으로서 한인 커뮤니티인 재독과학기술인협회(재독과협)14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개인적으로도 비슷한 상황에 있는 한인들로부터 유대감과 정보교류, 학술교류 등 독일 내 행동반경을 넓히고 적응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되었다. 독일 이외에도 영국, 프랑스, 오스트리아, 네덜란드, 벨기에, 스위스, 스칸디나비아 국가들도 비슷한 협회를 구성하고 있다.

2020.11.02.

DLR 근교 Weindorf 포도밭 전경. CoVID 격리조치로 어려운 시기였지만, 자연을 느낄 수 있는 기회가 많아 그 시기를 이겨내는데 큰 힘이 되었다.

2021.11.09.

재독한인과학기술인협회(재독과협) 추계학술대회 중 기계분과 세션. 재독과협은 독일생활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한인네트워크다.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는 동료들을 만나면서 도움도 받고 도움을 줄 수 있는, 나의 독일 생활에 가장 강력한 네트워크가 되었다.

6. 한 걸음 더

 DLR에 근무하면서도 꾸준히 다음 스텝을 위해, 제안서를 쓰고, Job-offer를 찾고 지원하기를 계속했다. DLR 근무가 3년이 다 되어갈 무렵, 대학에서 포닥을 하는 한인동료의 추천으로 같은 대학으로 옮길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었다. 프로젝트를 통해 고용되는 자리였고 이 때의 이직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것이 많았다. 처음 제안받은 급여 수준에 대해 근무 경력과 한인 동료의 급여수준, 근무지의 렌트비 등을 근거로 한 단계 높은 등급으로 협의가 가능하다는 것과 이러한 협의내용은 문서로 받아야 한다는 것을 배웠다. 급여 수준에 따라 집을 구하는 가능성이 달라질 수 있으니, 렌트비 인상에 따른 급여인상은 매우 중요한 포인트였다.

 블라인드 채용이 일반적인 한국과 달리, 이직 시에 공고에 따른 일반적인 지원보다 지인의 추천이 매우 강력한 효과를 오기 때문에, 여러 방면으로 좋은 네트워킹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현재 이직한 대학에서 근무한 지 2년이 넘어가고 있으며, 이번 이직 경험이 연구소와는 또 다른 대학만의 분위기와 시스템을 배우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현재로써는 연구성과를 더 내는 것이 단기적 목표이고, 장기적으로도 독일에서 커리어를 이어 나가고자 계획하고 있다. 또한, KERC 서포터즈 등 실제 연구와는 동떨어져 있지만, 전공분야에서 국제적 협력경험과 네트워킹을 구축하며 더 넓은 시야에서 배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2021.09.25.

DLR을 떠나며. 나의 첫 정착과 독일 시스템 적응에 큰 도움을 준 동료들. 비록 떠났지만 현재까지도 다른 프로젝트를 통해 같이 협력하고 있다. 같은 분야에 있다면, 전 직장동료는 단순히 스쳐지나가는 동료가 아닌 미래의 협업을 위한 네트워크다.

2022.04.30.

커리어는 계속된다. 새로 이직한 독일연방군사대학교(Universität der Bundeswehr München)에서 새로운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연구소와는 또 다른 대학의 시스템을 배워가면서, 더 독립적인 연구능력을 키우고 더 넓은 네트워크를 구축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7. 나도 처음이라

 분야가 다르고, 시기가 다르고, 처한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여러사람을 만나면서도 같은 길을 똑같이 걸어간 선례는 보기가 어려웠다. 이에 모든 걸음이 어렵고 처음인 것이 사실이다. 현재도 이전과 같은 고민을 하며 앞서간 누군가의 조언과 격려를 찾고 있다. 내가 걸어온 길이 정답이 아니고 잘못될 길이 될 수도 있지만, 독일 행을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한 줄기 작은 숨쉴 틈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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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LinkedIn, Indeed, Stepstone, Glassdoor 등 []
  2. 독일장학재단(DAAD)-독일항공우주소(DLR) 펠로우십 프로그램 []
  3. https://www2.daad.de/deutschland/stipendium/datenbank/en/21148-scholarship-database/ []
  4. https://marie-sklodowska-curie-actions.ec.europa.eu/actions/postdoctoral-fellowships []
  5. https://oeffentlicher-dienst.info/tvoed/bund/ []
  6. https://www.dfg.de/en/research-funding/funding-zpportunities/programmes/individual/research-grants []
  7. https://www.dfg.de/en/research-funding/funding-opportunities/programmes []
  8. https://www.nrf.re.kr/biz/info/info/view?menu_no=378&biz_no=352 []
  9. https://www.nrf.re.kr/biz/info/info/view?menu_no=378&biz_no=77 []
  10. https://k-erc.eu/horizon-europe/ []
  11. https://www.esa.int/Enabling_Support/Preparing_for_the_Future/ []
  12. https://www.mobile.de/ []
  13. https://www.immobilienscout24.de/ 또는 https://www.immobilienscout24.de/ []
  14. https://www.vekni.or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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