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 내용은 유럽 주요 연구혁신 언론사인 사이언스비즈니스의 편집장이자 공동창립자인 Richard L. Hudson이 작성한 기고문을 다룸
국경을 넘어 개방적 R&D 협력을 지원하는 국제적 프로그램으로 잘 알려진 유럽연합의 프레임워크 프로그램(호라이즌 유럽)은 올해로 40주년을 맞이
- 호라이즌 유럽에는 27개 EU 회원국뿐만 아니라 20여 개 준회원국, 117개 개발도상국 등이 참여할 수 있음
※ 미국과 같은 제3국은 자체 연구비를 통해 참여할 수 있음
- 이는 전 세계 연구자의 약 3분의 1에 달하는 300만 명의 연구자가 동 프로그램의 지원을 받을 수 있음을 의미
- 지난 2년간 호라이즌 유럽은 준회원국 연구자에게 전체 예산의 6.9%에 해당하는 19억 유로를 지원하였으며, 이는 EU 소재 외국계 기업에 대한 지원을 포함하지 않은 수치
- 현재 영국, 뉴질랜드에 이어 캐나다가 준회원국 가입을 앞두고 있으며, 스위스, 한국, 일본도 준회원국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등 향후 국제적 참여가 더욱 확대될 전망
호라이즌 유럽이 중반부로 접어들고, 차기 프로그램 구상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유럽 프레임워크 프로그램이 국제적 프로그램으로 입지를 굳히기 위해서는 다음을 고려해야 할 것임
① 준회원국 운영 방식
- 현재 준회원국으로 가입하는 나라는 EU에 정해진 예산을 지급하고 자국의 연구자들이 EU 회원국의 연구자들과 같은 자격으로 호라이즌 유럽을 통해 연구비를 지원받는 형식으로 운영되고 있음
- 그러나 준회원국들은 실제 프레임워크 프로그램 구상이나 예산 배정 등과 관련된 주요 결정에는 권한을 행사할 수 없음
- EU가 준회원국 확장을 통한 프레임워크 프로그램의 성장을 원한다면, 준회원국들도 공정한 발언권을 행사할 수 있는 새로운 운영 방식을 고려해야 할 것임
② 행정 효율성 개선
- 국제 공동연구 컨소시엄의 구성, 과제 신청서 작성, 과제비 관리 및 결과 보고 등은 대부분의 국가연구개발사업보다 더 많은 행정 처리를 요하는 등 유럽 프레임워크 프로그램의 행정 효율성에 대한 문제는 이미 많이 알려져 있음
- 더하여, 과제 신청서를 준비하는 데 수백만 유로가 지출되고 있으나, 과제 선정률은 15.9%로 신청자들의 6분의 5가량은 채택되지 못함
- 최소한 EU외 국가들을 대상으로라도 과제 신청서 제출이나 협약 진행 관련 사항 간소화에 대한 고민이 필요할 것임
③ 보호주의
- 역설적으로 유럽 프레임워크 프로그램은 글로벌 영향력이 커질수록 보호주의에 발목을 잡히는 경우가 많이 발생
-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양자, 우주, 사이버에 관한 일부 과제에 대해 이스라엘, 영국 등 특정 국가의 참여를 제한하고 있으며, 새로운 반도체나 녹색 수소 관련 과제는 EU권 내에 초점을 두고 있음
- EU는 “개방적 전략적 자율성”이라는 이중적 슬로건을 내세워 경쟁국을 방어하면서 열린 국제협력을 추진하고 있으나, 유럽과 세계를 위한 글로벌 프로그램을 운영할 것인지, 회원국을 위한 EU 내 연구지원 프로그램으로 운영할 것인지에 대한 명확한 방향 설정이 필요
④ 안보
- 무역전쟁과 총격전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주요 기밀에 속하는 기술이 중국, 러시아, 이란 등에 유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음
- G7 국가는 외국 연구협력에 대한 보안조치를 강화하고 있으며, 집행위원회는 연구관리자들을 위한 보안 도구 키트를 만들고, 러시아 연구 파트너에 대한 모든 지원을 중단하고, 특히 중국과의 협력을 제한하는 핵심 기술 목록을 만든 바 있음
- 하지만 유럽은 더 나아가 안보를 강화하면서도 협력국가와의 협력을 확장할 수 있는 확실한 방법을 강구해야 할 것임
⑤ 당파주의
- 1984년 프레임워크 프로그램은 유럽연합 중심의 예산 지원을 통해 기업, 대학, 주요 부처 등의 연합을 촉진하고자 만들어짐
- 하지만 해당 프로그램을 둘러싼 다양한 논점들이 등장하며, 기초과학과 응용과학, 녹색기술과 디지털기술, 학계와 산업계, 동유럽과 서유럽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 간의 정치적 분쟁이 가속화되고 있음
- 이로 인해, 유럽 프레임워크 프로그램은 다양한 정치적 요구를 반영하며 점점 중심을 잃고 있음
- 이러한 추세의 악화를 막기 위해서는 정치적 논쟁을 제쳐두고 연구계의 단합된 모습을 보여줘야 할 것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