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국방 R&D를 어떻게, 얼마나 늘릴 것인지를 포함하여 서방 정치계에 많은 불편한 질문을 제기한다. 지금까지 유럽의 합의는 민간 연구와 군사 연구를 별도의 프로그램으로 유지하는 것이었다. 이는 EU에서 연구 협력 프로그램(현 Horizon Europe)과 유럽방위청의 자금 조달 및 관리가 별도로 이루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EU는 방위 연구에 더 많은 예산을 투자하지만, 학계와 중소기업은 방위 산업 및 군사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것을 꺼린다. 유럽방위청이 주최한 ‘EU 내 자체 개발 연구기술 기반 공동 방위 시스템’추진을 위한 포럼에서 대표단은 “지정학적으로 분열된 회원국 모두가 공통의 보안 요구 사항에 동의하고, 연구 기관 및 혁신적인 중소기업이 군사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유럽의 대규모 방산 회사와 협력하도록 설득하지 않는 한 예산의 증액만으로 EU의 공동 국방 R&D 프로그램이 긍정적인 반응을 얻기란 어려워 보인다.”라는 결론을 내렸다. 유럽방위청의 로저(Roger) 연구, 기술 및 혁신 이사는 “사람들은 군수산업단지에서 일하는 것을 여전히 꺼린다. 국방 R&D에서 일하는 것을 고귀한 과제로 간주하도록 인식을 바꿔야 한다.”라고 말하였다.
EU의 R&D 자금 지원을 후원받는 유럽 방위에서의 재편성은 유럽 방위 산업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Airbus 및 Thales와 같은 기업은 이미 참여하고 있으나, 중소기업이 국방 프로젝트에서 협력하도록 설득하는 것은 어렵다. 항공 우주 및 방위 산업을 위한 전기 시스템을 구축하는 Thales는 “유럽이 전략적 자율성을 달성하려면 EU R&D 자금이 필요하다. EU는 현재 다른 국가(들)에 의존적이다.”라고 밝혔다. Airbus 방위사업본부는 민간부문의 기술을 적용해 방위력을 구축하고 있으며, 강력한 중소기업 커뮤니티와 고급 학계에 의존하고 있다.
공동 국방 시장
국방은 EU가 커버하지 않는 주요 정책 분야 중 하나이며, 이들이 공동의 국방 연구 전략에 대한 작업을 꺼리는 것은 유럽 내 다양한 지정학적 이해관계를 반영한다. 미국이 주도하는 북대서양 조약 기구(NATO)는 유럽의 공동 방위 전략이 의존하는 주요 동맹이지만 오스트리아, 핀란드, 아일랜드, 몰타, 스웨덴은 NATO의 회원국이 아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유럽 국가들에 더 많은 NATO 분담금을 요구함에 따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NATO를 보완할 유럽군 창설을 요구하게 됐다. 메르켈 독일 총리는 “과거의 군사 동맹은 더 이상 신뢰할 수 없다. 남에게 의지할 수 있었던 시대는 끝났다. 우리는 언젠가 진정한 유럽 군대를 만들겠다는 비전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라고 말하였다.
자금의 미로
유럽위원회는 5억 유로(약 6,776억 원) 상당의 대규모 방위 산업 프로그램의 일부인 2천 5백만 유로(약 340억 원) 상당의 국방 연구 사업 모집을 시작했다. 위원회의 더 큰 목표는 2021년에 130억 유로(약 17조 원)의 국방 프로그램을 착수하는 것이다. 하지만 EU가 방위 연구 비용 지출을 위해 마련한 계획을 올바로 탐색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이해관계자들은 방위 R&D 자금이 민간 연구 자금과 중복될 가능성과 과연 모든 회원국이 단일 전략에 동의하고 동일한 규칙을 따를 것인지를 두고 우려하고 있다.
독일 연방 국방부의 스누(Schnurr) 연구기술 감독은 “만약 연구와 군비 간의 직접적인 연관성을 증명하지 못한다면 향후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며 EU 방위 R&D 펀딩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루마니아 국무장관 이그나트(Ignat)는 "EU는 R&D 투자의 최종 결과가 우리 군대의 필요에 부합하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럽방위청은 회의를 통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마련한 다양한 자금 조달 수단을 선보였다. 이는 EU가 유럽 군대의 필요에 부합하는 공통 연구 우선순위를 식별하는 것을 돕기 위한 전략인 유럽방위청의 OSRA(Overarching Research Agenda)를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이 전략은 지난 1월 모든 회원국이 승인하였으며, 목표는 ‘중복성을 최소화하고 보완성을 최대화’하는 것이다. OSRA는 EU가 자체 지속 가능한 방위 산업으로 더 빠르게 나아갈 수 있도록 하는 프레임워크로 의도되어‘어떤 회원국이 어떤 민간 기술이 방위와 연관이 있는지에 동의하는지’를 알 수 있게 한다. 스누(Schnurr) 연구기술 감독은 "어떤 기술이 방위와 관련이 있는지를 가능한 한 빨리 인식해야 한다.”라고 말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