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적 피해는 서로 다른 행위자들에 의하여 유발 혹은 유지되며, 이 행위자들은 자기 행동의 결과를 통제할 수 없다. 이의 대표적인 예로는 기후 변화, 노동착취 공장, 사회 내 특정 그룹의 과소 대표 문제 등이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피해에 대한 책임을 개별 행위자들에게 물어야 하는 것일까?
EU의 지원을 받은 CIRICC 프로젝트는 이러한 질문에 답하기 위한 연구를 수행했다. 프로젝트는 집단이 유발한 피해에 대하여 개인들이 책임을 져야 하는 경우와 집단이 공동으로 책임을 져야 하는 경우들에 대해 설명한다.
공동 책임의 정의
프로젝트는 공동 책임을 정의하는 작업부터 진행했다. 연구자는 “법적 영역 밖에서 기업과 같은 조직 집단이 특정 문제에 대한 책임이 있다고 하는 말은 그 의미가 매우 불분명하다”고 지적한다.
연구자는 기업, 대학, 정부와 같은 조직 집단을 인격체로 보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주장한다. 왜냐하면 이들은 도덕적 사유를 하기 위해 필요한 도덕적 감정들이 부재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들의 의사결정 과정은 도덕적 요소들을 반드시 포함하지 않는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조직 집단의 도덕적 사유는 집단 구성원들 각각의 사유를 통해 이루어진다. 이는 특정 문제에 대한 집단의 공동 의견은 집단 내 여러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개인들의 도덕적 입장을 필연적으로 반영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집단 행위자는 스스로의 도덕적 견해 및 입장을 피력할 수 있는 도덕적 행위자로 간주할 수 있다. 연구자는 “따라서 집단 행위자들 역시 그들의 행동에 대한 온전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실천 동기 부여
이상에서 언급한 내용은 결과적으로 개인들의 범위가 개개의 유권자 혹은 소비자보다 더 넓다는 것을 의미한다. 연구자는 구조적 피해에 대한 개인들의 개별적 기여는 매우 미미하지만, 그들은 구조적 변화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한다.
연구자는 기후 변화 문제를 예로 든다. 그녀는 각 개인이 발생시키는 온난화 가스는 거의 없지만, 이를 대량을 방출하는 집단의 구성원이라는 점을 지적했다. 연구자에 따르면 우리가 각 개인들이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떠한 행동을 취해야 하는지에 대한 논의는 그들이 속해 있는 집단들을 중심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연구자는 탄소중립정책 추진 지원을 위하여 공동체의 일원으로서의 개개인들의 역할을 평가해야 한다고 결론 내렸다. 그녀는 또한 “이러한 관점이 사람들의 실천 동기가 될 수 있도록 정치 철학 및 공공 토론 영역에서 이를 적극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