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 이사장직을 물러나는 유럽연구이사회(ERC)의 장-피에르 부르기뇽(Jean-Pierre Bourguignon) 은 슬로베니아에서 열린 EU 과학기술부 장관 회의에서 기초 연구 자금에 대한 현재의 "호황과 불황" 접근 방식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부르기뇽 이사장은 유럽이 녹색 및 디지털 전환에 집중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회원국들과 EU는 상향식(bottom-up) 연구에 충분한 자금을 지원해야 한다고 강력히 권고했다. 그는 연구개발(R&D) 투자가 “현재의 EU 정책과 우선순위 달성을 위하여 경시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사장장은 현재 상황에서 보면 Horizon Europe 프로그램 내 호기심 기반 연구 예산은 이전 프로그램인 Horizon 2020에 비해 7% 감소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EU는 최근 기후 변화 적응에 필요한 기술 개발과 양자 컴퓨팅 및 인공 지능분야에서 아시아에 대한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더욱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밝혔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하여 집행위원회는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 55% 감축을 목표로 하는 일련의 입법안을 발의했다. 유럽은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새로운 기술의 연구 및 개발에 막대한 투자를 해야 한다. EU는 이미 Horizon Europe 프로그램을 통해 사용 가능한 자금의 35%를 녹색 투자에 할당했으며 일련의 연구 파트너십 및 임무 지향(mission) 프로젝트도 녹색 전환에 필요한 신기술에 개발에 자금을 제공할 것이다.
부르기뇽 이사장은 기초 연구가 소외될 경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한 가지 예로 현재 화이자-바이오엔테크 COVID-19 백신(Pfizer/BioNTech COVID-19)의 기반이 되는 메신저 RNA(mRNA)와 같은 기초 과학에 대한 ERC의 자금 지원을 예로 들었다.
바이오엔테크(BioNTech)의 설립자이자 CEO인 우우르 샤힌(Uğur Şahin)과 다른 과학자들은 ERC에 연구 자금을 신청할 때 mRNA가 전염병에 적용될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고, 암 백신의 기반으로 기술개발을 추구하고 있었다.
바이오엔테크(BioNTech)가 암 백신에 메신저 RNA(mRNA) 기술을 사용하기 위해 제약 분야의 파트너사들과 4건의 대규모 계약을 체결한 후인 2018년 8월이 되어서야 독일 바이오테크는(German biotech) 독감 백신 개발에 합성 mRNA를 사용하기 위해 화이저(Pfizer)와 상업화 계약을 체결했다.
이 프로젝트는 전염병 사태 이 후에 COVID-19 백신 개발로 전환되었다.
부르기뇽 이사장은 메신저 RNA(mRNA)를 제조하는 방법의 기본사항들은 바이오엔테크( BioNTech)의 기술 플랫폼이 빠른 시간 내에 백신에 적용하는 것을 가능하게 하면서 대유행 통제에 도움을 주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어떤 연구비 지원 시스템에서도 대학과 연구 기관에 충분한 기초 자금을 제공하고 연구자들이 프로젝트를 개발하는 데 필요한 자금을 받을 수 있는 합리적인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바이오엔테크(BioNTech)는 유럽연구위원회(ERC)의 웹사이트에서 나열하고 있는 대유행병 퇴치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입증된 수십 개의 연구 프로젝트 중COVID-19에 대응하는 기초 연구의 가치를 어떻게 입증했는지 보여주는 하나의 예일 뿐이다.
전 세계 각국 정부는 전염병을 종식시키고 미래의 대유행을 예방하기 위해 즉각적인 기술적 돌파구를 모색하는 동시에 온실 가스 배출 감축에 대한 의무가 있다. 부르기뇽 이사장은 즉각적인 결과를 찾고자 하는 열망은 이해하지만 몇 가지 근본적인 문제를 더 깊이 이해하는 것이 문제를 해결하는 열쇠라는 것을 강조했다.
부르기뇽 이사장의 연설에 대해 가브리엘 집행위원은 EU가 수 년에 걸쳐 이를 뒷받침하는 기초 연구에 투자했기 때문에 그렇게 짧은 시간내에 COVID-19 백신을 개발하는 것이 가능했다는 점을 인정했다. 그녀는 미래의 위기에 더 잘 대비하기 위해 기초 연구에 계속 투자해야 한다고 동의했다.
유럽 단일 연구 영역(ERA)에 대한 새로운 협약
집행위원회는 대부분의 EU 수도에서 20년 동안 주저했던 회원국들이 연구 개발(R&D)에 대한 국가 공공 및 민간 투자 증대를 위한 노력을 재개했다. 이 협약은 EU의 단일 연구 시장인 유럽 연구 영역(ERA)을 개편하려는 가브리엘 집행위원의 첫 번째 조치이다.
집행위원회는 회원국들이 연구 개발에 대한 민간 및 공공 총지출을 국내총생산(GDP)의 최소 3%까지 인상하기를 원한다. EU 평균은 2.2%로 미국, 일본, 한국보다 훨씬 낮다.
EU 순회 의장국인 슬로베니아는 유럽 단일 연구 영역(ERA)의 새로운 거버넌스 구조에 대한 협상을 시작할 예정이다. 슬로베니아의 연구부 장관 시모나 쿠스텍(Simona Kustec)은 회원국들에게 문서상의 약속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회원국들은 3% 목표 달성을 위한 명확하고 실질적인 조치에 동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집행위원회는 또한 회원국들이 약속을 지킬 수 있도록 모니터링 메커니즘을 시행하고자 한다.
부르기뇽 이사장은 "연구혁신(R&I)에 대한 투자는 EU가 선언한 3% 목표에 크게 미치지 못하고, 어떠한 경우에도 아시아의 많은 국가들과 같은 경쟁국들이 달성한 목표치보다 훨씬 낮다"고 말했다.
중국은 기초 연구에 대한 투자를 매년 7%씩 늘릴 계획이고 미 상원은 지난달 기초 연구에 대한 지출을 10% 인상하는 2,500억(€250 billion) 유로의 과학 법안을 통과시켰다.
가브리엘 집행위원은 “회원국이 3% 목표를 재차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마뉴엘 에티터(Manuel Heitor) 포르투갈 연구부 장관은 3% 목표가 이미 오래전에 달성했어야 할 과제였고 회원국들은 향후 8년 반 동안 이를 달성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이것을 이룰 수 없었지만,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 목표 달성을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집행위원회는 이 협약에서 호기심 중심 연구에 대한 투자와 임무 지향적 연구의 균형을 원한다. 그러나 부르기뇽 이사장은 이 협약이 "유럽 연구 단일 영역(ERA)의 중요한 기반을 등한시할 위험이 있다"고 경고하며 장관들이 국제 경쟁에 발맞추기 위해 모든 회원국에 걸쳐 강력한 과학 기반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정부 전반에 걸쳐, 그리고 장기적으로 과학계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