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NSPOP 프로젝트, 근대 대중정치참여 역사 탐구

민주주의에 이르기 위해서는 긴 과정을 거쳐야 할 뿐만 아니라 변화된 정치 시스템 내 시민들의 참여를 위한 절차와 도구들의 개발이 요구된다. ERC 의 지원을 받은TRANSPOP 프로젝트는 어떻게 평범한 사람들이 현재 유럽 시민들에게 익숙한 집단행동양식을 개발할 수 있었는지에 대한 설명을 시도했다. 연구의주요 테마는 군주제에서 민주제로의 긴 이행 과정이었다. 프로젝트의 코디네이터인 피터 스타마토브(Peter Stamatov)는 유럽의 대중정치참여의 역사가 “16세기 스페인의 코무네로스 봉기(Revolt of the Comuneros)까지 거슬러 올라간다”고 말한다. 그는 이 사건이 합스부르그 왕정에 대한 유사 민주혁명(quasi-democratic revolution)이었다고 평가했다. 프로젝트팀은 연구 수행과정에서 어떻게 사람들이 다양한 형태의 정치참여를 시도했는지를 관찰할 수 있었다.

 

한계를 뛰어넘다

연구진들은 관련 사료들을 분석할 결과, 민주주의의 많은 도구들이 기존 정치 과정에서 배제된 사람들에 의해 개발되었다는 것을 발견했다. 스타마토브는 1829년에 영국과 미국의 여성들이 처음으로 의회에 진정서를 내기 시작했다는 점을 지적한다. 그는 정치가 남성의 영역이던 시대에서 여성들이 의회에 진정서를 내는 것은 부적절한 것으로 여겨졌다고 말한다. 그럼에도 이러한 변화가 발생할 수 있었던 이유는 자원 활동 분야에서 능동적으로 활동해왔던 여성들이 관련 기술과 활동가로서의 명성을 정치 영역에서 활용했기 때문이다. 당시 제출된 진정서들은 영국 통치 하의 인도에서 행해지던 사티 의식(Sati : 과부가 죽은 남편을 따라 분신 자살하는 의식)의 금지 혹은 미국 앤드류 잭스(Andrew Jackson) 대통령이 추진한 체로키 부족 강제 이주 정책의 중단을 요구하는 등 여성의 참정권을 얻기 위함이 아니라 인류애적 이슈가 담긴 사안들에 대한 여성들의 정치적 의사를 표현하기 위해 이루어졌다.

연구진이 발견한 또 하나의 패턴은 이슈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높이기 위한 주요 개념들의 재정의였다. 스타마토브는 “정치적 권리의 부재를 표현하던 노예제라는 단어는 정치 활동가들에 의하여 식민지의 주민들이 받는 고통을 표현하는 단어로 재정의되었다”고 지적했다.

 

민주적 취약성

미국과 영국은 진정서 제출 권리를 법률을 통해 보존한 것에 반해, 유럽 대륙은 이와 다른 길을 걸었다. 유럽 대륙에서 이러한 민주적 혁신과 이의 확산은 정치 과정에 발목을 붙잡혔다. 19세기 유럽의 사람들은 영미권의 민주주의 도구들을 자신들의 목적 달성을 위해 채용하였다. 이러한 관념들이 모여 19세기 유럽의 정치적 의사표현 방식들이 표준화 되었다.

스타마토브와 그의 동료들은 프로젝트의 연구결과를 공유하기 위한 자료 출판을 준비하고 있다. 그는 해당 연구가 민주주의의 취약성을 분명히 보여준다고 말한다. 그는 “전후 세대들은 민주적 거버넌스에 익숙해져 있으며, 세상이 이에 의해서만 돌아간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하면서 “과거의 역사를 보면 사람들은 오늘날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는 것들을 얻기 위해 수많은 투쟁들이 벌였다 ”고 설명했다.

 

SOURCE : CORD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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