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기준, 한국과 독일 정부와의 협력사업으로는 1) 과기정통부 기초연구사업 – 글로벌 매칭형을 통해 3년간 연 1억 5천만원의 국제공동연구를 수행할 수 있고, 2) 연구재단 – 한-독 특별사업을 통해 연구자 네트워킹 과제 (대학원생 연수사업 포함) 를 수행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2025년 한국이 준회원국으로 합류한 Horizon Europe의 유럽연합 과제를 통해서도 같이 참여할 수 있습니다. K-ERC 홈페이지에서 워크프로그램에 대해 한국어로 분석한 자료들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Q: 같은 기관에 한국인이 더 있나요? 있다면 어떤 역할을 하고 있나요?
연구소 규모가 큰 만큼 약 30여명의 한인 연구자들이 근무하고 계시고, 각자 다양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대표로 소개해드릴 분은 국제협력팀에서 근무하시는 박현지 박사님입니다. FZJ를 대표해서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국제협력을 위해 힘써주시고 계십니다. 앞에서 소개해드렸던 NST와의 MOU를 기반으로한 한국과의 협력도 박현지 박사님께서 이루신 성과입니다. 이외에도 5명 정도의 그룹리더들을 비롯해 포닥, 박사과정 분들이 계시고, 한국에서 온 방문연구자들도 계십니다.
매월 첫번째 수요일마다 정기적으로 모여서 세미나 겸 점심식사를 하고, 이외에도 환영회/송별회/번개모임 등을 진행해서 친목을 다지고 있습니다.
Q: 유럽 진출을 희망하는 한국 연구자들에게 현재 소속기관을 추천한다면 어떤 분들에게 어울릴까요?
한국에서 수치달성에 시달리셨던 분들이라면, 원리를 찾아가는 독일의 연구분위기에 만족감이 높으실 것입니다. 특히 FZJ가 독일에서도 시골에 위치하고 있어서, 연구에 오롯이 집중하기 좋습니다. 또한 고급 연구장비나 분석장비에 답답해하셨던 분들이라면, FZJ의 연구인프라에서 원없이 연구하실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밤낮으로 팀원들끼리 화합하던 문화가 어색하셨던 분들은, 저녁회식은 상상하기 힘든 독일에서 자신만의 스케줄대로 독립적으로 일하실 수 있습니다.
연구 외적으로도 FZJ는 장점이 많습니다. 1) FZJ가 위치한 율리히 자체는 작은 도시여서 매우 조용하지만, 주변에 아헨, 쾰른, 뒤셀도르프 등 한인 커뮤니티가 잘 발달된 도시들이 있습니다. 한인 교민들이 운영하는 식당, 식료품점, 미용실, 병원 등이 있어서 타지살이의 어려움이 비교적 낮은 편입니다. 또한 한인 커뮤니티가 발달한 만큼 국제화도 잘 되어있어서, 영어로도 의사소통이 상당부분 가능한 지역입니다. 2) 지리적으로는 네덜란드, 벨기에와 가까워서 30분-1시간 정도만 차로 이동하면 다른 나라의 문화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Q: 마지막으로 소속기관 또는 유럽에서 연구하면서 느낀 점,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자유롭게 부탁드립니다.
한국에서 지낼때, 저는 묵묵히 할일을 하던 사람이였습니다. 결과가 좋으면 다행이였고, 결과나 나쁘면 해결이 될 때까지 버텼습니다. 그동안 무언가 답답했지만 겉보기에는 평범하게 잘 지냈기에, 저는 괜찮다고 생각했습니다. 시간이 흘러 유럽에서 생활을 하다보니, ‘사실은 내가 힘들게 지냈구나’ 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한국에서는 대부분이 생각하는 정답으로 가는 길이 존재해서, 제가 다른 길을 원한다고 말해도 주변에서 ‘그건 오답이야’ 라며 막혀왔습니다. 다른 길을 계속 주장한다면 오지랖을 부리며 어떤 형태로든 비난이 찾아왔습니다. 그렇게 비난을 피하기위해 모두가 가는 길을 걷다보니, 어느새 저와 맞지 않은 길 위에서 저도 모르게 지쳐있었습니다. 그런데 유럽에 오니, 처음에는 무관심해 보이던 그들의 삶속에서 모두가 각자의 길을 가고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한국에서 얽혀있던 다양한 관계속에서의 제가, 유럽에서는 홀로 서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제서야 천천히 제가 잊고지냈던 원하는 길을 따라 걸어 보았습니다. 그러자 신기하게도 편안함이 조금씩 찾아왔습니다.
아직 두렵긴 하지만, 지금 제가 걷고있는 이 길은 적어도 제가 능동적으로 선택한 길이기에, 수치 경쟁이 아닌 원리 이해라는 길고도 고독한 길이, 이제는 그렇게 어둡고 무섭지가 않습니다. 그리고 다행히도 지금 제가 살고있는 유럽은 혹시 모를 긴 시간을 기다려줄 여유가 있었습니다. 이후 사람들이 저에게 유럽에서의 삶이 어떤지 물어볼 때마다, 저는 이렇게 답하곤 합니다. “돈이 많다면 한국에서, 능력이 뛰어나다면 미국에서, 안정적인 삶이라면 유럽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