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경제를 선도하는 우주산업 강국이 세계를 주도할 것이라는 확신 하에 천문학을 시작하다
독일 하이델베르크 대학의 물리학과는 물리학과 천문학을 포괄적으로 다루며, 다양한 학위 프로그램을 제공합니다. 석사1학년 시절, 미국과 유럽 등 우주 선진국들의 국가적 차원의 최첨단 우주기술 개발이 첨단 공학과 학제 간 융합을 촉진하며 새로운 지식의 지평을 열어가는 모습에 깊은 감명을 받았습니다. 당시 대한민국의 우주산업 수준과 기술력은 NASA, ESA, JAXA 등이 주도하는 최첨단 우주과학 프로젝트들에 비해 수십 년의 격차가 있었습니다. 이러한 현실과 함께 물리학의 여러 세부 분야 중 진로를 고민하던 중, 우주 경제를 선도하는 우주산업 강국이 미래 세계를 주도할 것이라는 확신 하에 천문학 및 우주 분야 연구를 제 주 연구 분야로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유럽에서는 천문학을 물리학의 한 분야로 인식하여 그 연계성을 강조하는 반면, 한국에서는 천문학과 물리학이 별개의 학과로 분리되어 있어 교육 과정의 차이가 있었습니다. 이러한 차이 때문에 물리학과를 졸업한 저는 천문학 과정을 하나도 이수하지 못한 상황이었습니다. 이 때문에 저는 새로운 학문의 기초를 다지기 위해 2년간 물리학 및 천문학 석사 학위를 위한 학점을 새롭게 이수했습니다. 이를 통해서 물리학과 천체물리학 두 분야의 학위를 동시에 취득할 수 있었습니다.
이후 하이델베르크시의 쾨니히슈툴 (Königstuhl) 언덕에 위치한 하이델베르크-쾨니히슈툴 천문대 (Landessternwarte Heidelberg-Königstuhl)와 막스플랑크 천문학 연구소(Max-Planck-Institut für Astronomie)에서CARMENES 프로젝트에 참여하며 M 등급 별 주변의 외계 행성 연구에 기여하며 실질적인 연구 경험을 쌓았습니다. 이 과정에서 파이썬 등 프로그래밍 언어를 습득하며 컴퓨터 과학과 천문학의 불가분한 관계를 체감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천문학자의 실제 업무는 대중의 인식과는 다소 다릅니다. 낭만적으로 별을 관찰하는 것이 아니라, 대부분의 시간을 천체로부터 얻은 제한적인 물리량을 바탕으로 복잡한 물리학적, 수학적 계산을 수행하는 데 할애합니다. 물론 관측을 전문으로 하는 천문학자들 역시 다양한 제약 조건 속에서 고된 작업을 수행하며, 전파 관측과 같은 특정 분야에서는 주야를 가리지 않고 관측이 이루어집니다.
하이델베르크에서의 경험은 유럽의 연구 문화와 국제 협력의 중요성을 깨닫게 해주었습니다. CARMENES 컨소시엄의 일원으로 활동하며 다국적 연구자들과의 협력 방식을 익혔고, 이는 후에 유럽 여러 국가에서 박사과정 및 연구원 직책을 제안받는 기회로 이어졌습니다.
세계적인 수준의 교육을 자랑하는 하이델베르크는 저와 제 아내를 만나게 해준 고마운 도시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