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ER, ‘러시아에 주요 부품 묶여…’ 추가 지연 직면


핵융합 프로젝트 역시 치솟는 에너지와 재료비로 타격을 받고 있다. 한편 EU의 퓨전 스타트업은 자금조달에 있어 미국 경쟁자들에 뒤쳐지고 있다.


 

International Thermonuclear Experimental Reactor (국제핵융합실험로)

프랑스의 수십억 유로 규모의 ITER 핵융합 프로젝트는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대응으로 부과된 운송 제재로 인해 더욱 지연될 상황에 처해있다. 이는 제재로 인해 러시아의 주요 부품이 유럽에 도달하는 것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ITER에 대한 유럽의 기여를 관리하는 Fusion for Energy의 Leonardo Biagioni CFO는 제재가 프로젝트를 지연시킬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한다.

지난 14일 오전 라이덴에서 열린 유로사이언스 오픈 포럼(ESOF)에서 그는 유럽 항구에 입항하는 러시아 등록 선박에 대한 제한을 포함한 러시아에 대한 운송 제재가 러시아에서 제조한 부품을 프랑스 남부의 ITER 부지로 옮기는 것을 어렵게 만들 위험이 있다고 말하였다.

"러시아에서 유럽으로 가는 선적은 중단되고 있으며, 품목을 이동할 방법을 찾지 못해 지연되고 있다. 그리고 아마 프로젝트에서도 지연이 생길 수 있을 것이다."

동시에 전쟁으로 인해 에너지와 원자재 비용이 급증하고 있다고 Biagioni는 말한다.

"이는 예를 들어 유럽 기여의 경우 상당한 비용 증가가 있음을 의미한다. 아주 크지는 않을지라도 관리해야 할 비용이 눈에 띄게 증가한다. 따라서 ITER는 예산 내에서 작업을 수행하기 위해 추가 지연을 도입해야 할 가능성도 있다."

 

글로벌 협업

냉전 기간 동안 구상된 ITER는 세계에서 가장 크고 가장 국제적인 연구 프로젝트 중 하나로, 태양에 동력을 공급하는 반응을 모방함으로써 거의 무한에 가까운 청정 에너지를 위한 길을 닦을 프로토타입 핵융합 원자로를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까지 전체 예산은 약 350~400억 유로이며, Biagioni에 따르면 이 중 절반은 유럽이 기여하고 있다.

35개국이 협력하는 ITER에는 EU, 미국, 중국, 인도, 일본, 한국 및 러시아가 포함된다. 파트너는 프로젝트 예산을 지불하고 자석 코일을 사용하여 초고온 플라즈마를 가두는 도넛 모양의 챔버인 ITER의 토코막(tokamok)에 조립할 부품을 제공한다.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유럽 국가들은 러시아와의 공식적인 과학 관계를 끊었고 일부 연구 기반 시설도 이에 따랐다. 유럽핵연구기구(CERN)는 지난 달 2024년 협력 협정이 만료되면 러시아를 차단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ITER는 예외였다.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에도 ITER는 자석 및 기타 부품에 사용되는 초전도 니오븀-주석 재료의 주요 공급업체인 러시아와 계속 협력하고 있다.

Biagioni는 현재 러시아에 막혀있는 부품이 무엇인지 명시하지 않았다. 그러나 러시아는 이번 봄에 토코막 맨 위에 위치해야 하는 10미터 너비의 자석인 폴로이달 필드 코일 1을 배송할 예정이었다.

 

현저히 적은 효과

ITER의 대변인은 Biagioni의 말에 반박하였다.

"사실 분쟁이 지연에 미치는 영향이 현저히 적다. 현재 폴로이달 필드 코일 1은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선적을 위해 포장되고 있으며 해당 선적에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분쟁이 발발한 후 러시아는 육로로 전기 지원 시스템을 제공하고 있으며, 여기에는 약간의 지연만 있을 뿐이라고 그는 말한다. ITER는 지난 2개월 동안 러시아로부터 부품을 받았다.

그러나 그는 전염병 셧다운으로 인해 이전에 속도가 느려졌던 것처럼 에너지 및 재료 비용 상승이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인정한다.

러시아 부품 배송 지연은 ITER를 뒷받침하는 정부 주도의 하향식 접근 방식의 약점을 보여준다. 이는 오랫동안 지연과 비용 초과로 시달려왔고 이전에도 정치에 의해 타격을 받은 적이 있다. 2014년과 2015년에 미국 상원은 이 프로젝트에서 러시아를 제외하기 위해 움직였으나 성공하지는 못했다.

ITER의 광범위한 국제 거버넌스 모델에 대해 Biagioni는 "이는 항상 잘 작동하는 것은 아니다. 정치적 위기가 있고 긴장이 있다. 이 모든 것은 우리가 결정을 내리는 속도와 프로젝트의 방향 설정에 반영된다"고 말하였다.

이에 비해 지난 몇 년 동안 특히 미국에서 민간 핵융합 신생 기업이 폭발적으로 증가했으며 이들 중 다수는 지속 가능한 핵융합 에너지를 달성하기 위한 새로운 방법을 빠르게 테스트하고 있다.

FIA(융합산업협회)의 새로운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민간 핵융합 산업은 28억 3,000만 달러의 추가 투자를 받았다. 이는 지난해 이 부문에서 받은 20억 달러의 2배가 넘는 규모다. 평균적으로 현장에서 일하는 기업들은 2030년대 전반기에 상업적 융합이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새로운 자금의 대부분은 지난 9월 MIT 스핀오프 Commonwealth Fusion Systems에 사용되었다. 이들은 토카막에서 플라즈마 제어의 핵심인 새로운 유형의 초전도 자석을 시연하였다.

그러나 FIA의 Andrew Holland CEO는 올해 주식 시장 침체와 금리 인상으로 인해 유사한 투자 성장이 있을 수 있다는 기대를 낮췄다.

민간 핵융합 산업도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지난 3월 공급망 전문가인 Axios는 러시아에 대한 제재가 모스크바에 기반을 둔 공급업체 중 한 곳에서 Commonwealth Fusion Systems로의 선적을 방해했다고 보고했다.

Holland는 "러시아 과학자들은 오랫동안 핵융합의 리더였다"고 말하였다.

 

산업 준비

FIA 보고서에 따르면 EU에는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에 각각 하나씩 총 3개의 퓨전 회사가 있으며, 작년에 설립되어 텍사스와 독일 다름슈타트에 공동 기반을 둔 회사인 Focused Energy만 존재한다. 이는 미국 21개, 영국 3개, 일본 2개, 중국, 캐나다, 이스라엘, 호주 각각 1개와 비교된다.

EU 기업들도 자본 조달에 있어 미국에 뒤처지는 것으로 보인다. 작년에 이들은 28억 3,000만 달러의 신규 자금 중 5,000만 달러만 확보하였다.

Holland는 유럽에서 ITER을 포함한 '벤처 자본에 대한 관심이 적고, 정부 자금을 받는 과학에 더 집중하고 있다'고 말하였다. 그러나 낮은 기반에도 불구하고 EU 기업은 현재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Holland는 지적한다.

르네상스 퓨전의 설립자인 Francesco Volpe는 현재 미국 기업이 EU 기업 보다 더 많은 투자를 유치하고 있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라고 말한다. "우리는 1~3년 동안 창업한 3개의 스타트업과 5~30년 동안 창업한 21개의 미국 회사를 비교하고 있다."

한 가지 위험은 유럽에서 ITER의 지배가 과학자들이 자신만의 벤처를 시작하는 것을 막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잠재적으로 제한된 과학자 풀이 있다"고 Holland는 지적한다.

Volpe는 핵융합 연구에 관한 ESOF 패널에서 "어떤 의미에서 유럽은 성공의 희생양이다. 관대한 공공 지원은 핵융합 과학자들이 자신의 회사를 차릴 필요가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고 말하였다. 미국에서는 정부 지원의 부족으로 좌절한 과학자들이 여러 퓨전 스타트업을 설립하였다.

Biagioni는 유럽이 세계에서 상업적인 핵융합 에너지를 개발하는 첫 번째 장소가 될 것이라는 것에 낙관점임을 밝혔다. "산업적 준비성 측면에서 핵융합 설비에 필요한 시스템을 생산하는 데 있어 유럽은 훨씬 더 앞서 있다."

 

SOURCE : SCIENCE BUSIN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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