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새로운 혁신연구 지원기관 설립 보류

당초 영국정부가 계획한 미국의 방위고등연구계획국 (Defense Advanced Research Projects Agency,DARPA)  형의 혁신연구 지원기관 설립에 관한 내용이 목요일에 발표된 보리스 존슨(Boris Johnson) 총리의 입법 계획안에 포함되어 있지 않아 놀라움을 주었다.

“현 기술사업화기관인 이노베이트 UK(Innovate UK)에서 독립된” 방위고등연구계획국 형의 연구지원기관의 설립은 8월에 제안이 되었으며, 보수당의 선거 공약에도 구체적으로 명시되어 있었다.

과학부 장관인 크리스 스키드모어(Chris Skidmore)는 이 새로운 기관이 5년 간 약 8억 파운드의 자금을 “장기적으로 보았을 때 연구 성과의 파급력이 강력한 인공지능 및 데이터 기술 연구”에 투자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으며, 이 기관의 설립 아이디어는 보리스 존슨 총리의 전략 책임보좌관인 도미닉 커밍스(Dominic Cummings)의 머리에서 나온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하지만 목요일에 발표된 총리의 입법 계획안에는 새로운 기관설립의 구체적인 내용 대신, “유망 과학기술 분야의 고비용, 고수익 연구들을 지원하기 위한 새로운 방법을 모색”한다는 보다 일반적인 내용이 들어가 있다. 정부는 기업 및 학계와의 협력을 통해 이 내용을 구체화 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주에 국회 내 다수의 의석을 확보한 존슨은 10주 전보다 훨씬 더 강력한 위치에서 이번 입법안을 발표하였다.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형 기관 설립에 대한 현 정부의 의지 철회가 명백함에도 불구하고 연구자들을 이에 대해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왜냐하면 이들은 이미 지난 이 년 간 대대적인 연구지원기관 통합을 동반한 정부의 연구지원시스템 개편을 목격했기 때문이다. 현 정부는 7개의 연구지원협의체와 이노베이트 UK(Innovate UK)를 영국연구혁신기구(UK Researcg and Innovation)라는 하나의 기관으로 통합한 바 있다.

정부가 ‘탁월한 재능(Exceptional Talent)’비자의 발급 수량 한도를 폐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은 브렉시트 이후의 인력교류 제한에 대한 해당 기관의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정부는 이전과 같은 EU 회원국 간의 자유로운 인력 교류가 더 이상 불가능해지더라도, 국외 연구자들과 그 가족들이 영국 국내에 어려움 없이 정착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제는 더 이상 연구자의 배우자가 국내에 체류하기 위해 미리 일자리를 찾을 필요가 없어질 것이다.

R&D 지원계획에 따르면 정부가 연구지원을 위해 지출할 총 금액은 2027년에 GDP의 2.4퍼센트에 이른다. 이러한 지원 확대는 “첨단 기술을 전략적으로 지원하고 혁신을 주도하는 전 세계 기업들의 영국 내 투자를 유도하는 것”이 목적이다.

이 지원 계획은 생명과학, 청정에너지, 우주, 디자인, 컴퓨터, 로보틱스, 인공지능 등의 미래산업에 대한 투자를 우선으로 한다. 정부는 이러한 기술 분야의 발전을 위해 국제적 경쟁력을 가진 대학들의 허브에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그리고 정부는 R&D 세율을 1퍼센트에서 13퍼센트로 조정할 것이며, R&D 관련 지출 범위도 재정의 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서 생산성과 혁신성를 높이는 클라우드 컴퓨팅 및 데이터 분야의 연구자들도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더불어 정부는 과학기술 지원 시스템의 불필요한 관료주의를 제거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과학기술협력 없는 무역협정?

 

정부는 내년 1월 말까지 유럽연합을 떠나고, 같은 해 연말까지 유럽 단일 시장체제를 벗어나겠다는 공약을 재확인하였다.

존슨 총리는 현재 80석의 다수 의석을 갖고 있다. 이로써 그는 1987년 마가렛 대쳐 이 후에 최다 의석을 확보한 보수당 대표가 되었으며, 이는 그의 목표들을 이루기 위한 강력한 힘을 제공할 것이다.

하지만 비평가들은 그의 브렉시트 관련 법안이 2020년 말 영국이 유럽연합과의 무역 조약을 파기하거나, 세계무역기구의 규약들을 위반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전 총리인 테레사 메이(Theresa May)의 브렉시트 담당 보좌관이었던 라울 루파렐 (Raoul Ruparel)은 정부 씽크탱크 기관의 한 보고서에서 이처럼 급속하게 무역 협정을 종료하는 것은 장래 유럽연합과 새로운 협정을 맺겠다는 “야심에 방해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덧붙여 그는 “남은 시간 동안 협의가 가능하긴 하지만 그 내용의 범위와 깊이가 상대적으로 제한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루파렐은 단기간에 체결될 자유무역협정에 EU-영국 간 과학기술협력 관련 내용이 포함될 가능성이 낮다고 본다. 그 뿐만 아니라 그는 내외부 보안협력, 데이터 보호 및 공유, 항법, 에너지, 교통 분야의 협력도 어려울 것이라고 말한다. 루파렐은 이 분야들 내의 협력 논의는  특정 중요사항에 대한 의사결정에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요소들이 제외된 무역 협정은 산업계, 그 중에서도 특히 기존 유럽연합과의 파트너십에 기초한 사업을 진행했던 기업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줄 위험이 있다. “기업들의 입장에서 중요한 것은 향후 EU와의 관계가 변화가 가져올 추가적인 무언가가 아니라, 그 변화 자체를 최소화 하는 것이다”라고 루파렐은 말한다.

새 정부는 2021-2027 EU 연구 프로그램인 호라이존 유럽(Horizon Europe)의 참여를 위한 분담금을 지불하기로 결정했다. 물론 이는 EU의 동의 여부에 따라 실현되지 않을 수도 있다.

현재 영국은 EU로부터 매년 약 8억 5천만 파운드의 연구지원비를 받고 있다. 학계의 주류 연구자들은 이러한 협력관계는 보호되어야 한다는 주장하고 있다.

선거 결과에 실망한 자유민주당은 이 같은 보수당의 EU 관련 정책에 앞으로도 계속 반대할 것을 선언했다.

“무협약 브렉시트는 여전히 논의의 대상으로 남아있다. 우리는 공항에 도착했지만 어디로 향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고 자유민주당 의원 레일라 모란(Layla Moran)이 말했다.

SOURCE : SCIENCE BUSIN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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