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P10이 시작 단계부터 과부하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
- 대규모언어모델(LLM)의 확산 이후, 전 세계적으로 AI를 이용해 작성·보완된 연구비 제안서가 급증
- 유럽연구위원회(ERC)와 유럽혁신위원회(EIC)의 성공률 또한 급락했고, 두 기관 모두 신청서 폭증에 대응하기 위해 고심 중임
- 그러나 2028년 시작 예정인 FP10 제안서에서는 집행위나 유럽의회 모두 이 문제에 대한 충분한 해법을 제시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옴
AI가 위협하는 것은 단순히 신청서 수 증가만이 아님
- 일각에서는 2차 세계대전 이후 과학 연구비 배분의 중심이 되어온 경쟁형 프로젝트 제안 시스템* 자체가 AI 때문에 흔들릴 수 있다는 염려가 이어짐
* 연구자들이 서로 경쟁적으로 프로젝트 아이디어를 제출하고, 심사자가 이를 평가해 연구비를 배정하는 방식
MSCA 신청 142% 증가
- 2022년 ChatGPT 공개 이후 가장 큰 영향을 받은 것은 EU의 MSCA로, 2022년 이후 신청 건수가 142.3% 증가함
- 추가로, 연구자의 과거 연구와 기존 선정 과제를 학습한 에이전트형 AI가 몇 분 만에 수십 개의 제안서를 생성할 수 있다는 문제점이 지적됨
- 제출되는 제안서의 양뿐 아니라 겉보기 품질의 상승 역시 문제로 꼽히는데, 이 때문에 심사자들이 판단에 어려움을 겪는다고 연구 지원기관들은 보고함
ERC와 EIC의 대응… 추첨제도 대안으로 거론돼
- ERC는 최근 신청서 폭증을 줄이기 위해 2024년과 2025년에 지원했던 연구자들이 2027년에 재지원하지 못하도록 제한하려 했지만, 연구계의 반발 이후 일부 규정을 철회함
- 현 FP10 논의는 여전히 예산과 거버넌스 같은 익숙한 주제에 집중돼 있고 AI의 시대를 맞이한 지금, 연구비를 어떻게 배분할 것인지라는 근본적 문제는 충분히 다뤄지지 않음
- 집행위 연구혁신총국 내부에서는 AI 지원 신청서 문제를 검토하는 움직임이 있으며, 그 대안 중 하나로 연구비 추첨제(lottery)*가 논의 중임
* 일정 품질 기준을 넘은 제안서들 가운데 무작위로 선정해 연구비를 배정하는 방식
- 하지만 추첨제나 재지원 제한 같은 방식은 근본적 문제를 해결하지는 못한다는 비판을 받으며, 이에 연구비 배분 시스템 자체의 개편 필요성이 언급되고 있음
FP10 자문그룹, 실험적 연구비 모델에 관한 조언
- 전문가들은 집행위가 새로운 연구비 배분 방식을 실험하고 평가할 내부 역량을 키워야 한다고 주장함
- FP10 자문그룹은 집행위에 새로운 지원 모델을 시험할 ‘실험 단위(experimental unit)’ 설치를 권고했지만, 집행위는 이에 명확히 응답하지 않음
AI로 AI를 상대할 것인가
- 또 하나의 쟁점은 연구 지원기관들이 신청서를 걸러내기 위해 자체 AI를 활용해야 하는지에 관한 문제임
- 일부 전문가들은 집행위가 적어도 이런 시스템을 실험해 볼 필요가 있다고 역설하나, AI 사용이 지나칠 경우 연구비 지원 심사는 양측의 AI 시스템이 서로 최적화 경쟁을 벌이는 폐쇄적 구조가 될 수 있다는 경고도 거론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