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RC 서포터즈] 나의 유럽진출 경험담 – 박준범 (독일/수소)

Junbeom 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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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doc at Forschungszentrum Jülich

자기소개

안녕하세요. 독일 율리히연구소 (Forschungszentrum Jülich, FZJ)에서 근무하고 있는 박준범입니다. 저는 2020년 3월에 율리히연구소로 오면서 독일생활을 시작했고, 개인적으로 만족도가 높아서 독일에 정착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제가 유럽에 어떻게 오게되었는지, 어느 부분이 만족도가 높은지 등, 제가 느낀 유럽을 아래에서 천천히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율리히연구소에 대한 소개는 제가 KERC에 기고한 글(https://k-erc.eu/2025/11/supporters/30340)에서 확인 가능하십니다.

유럽의 박사후연구원 자리를 찾아서

저는 한국에서 대학원 통합과정 3년차에 비슷한 연구를 하는 정부출연연구소로 파견을 가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연구소에서의 연구결과를 토대로 약 3년후 박사학위를 받게 되었고, 이후 2년간 박사후 연구원으로 이어서 근무를 하였습니다. 그 과정동안 원리를 이해하는 연구활동에 계속 흥미가 있었기에 학계에서 직업을 구하고 싶어졌었고, 이를 위해 해외 박사후연구원 활동을 알아보게 되었습니다. 경쟁의 압박없이 깊이있는 연구가 무엇인지 경험해보고 싶었던 저는, 미국이 아닌 유럽, 특히 독일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제 분야에 맞는 연구실들을 찾아 목록을 만들고 이메일로 지원을 할 준비를 했었습니다. 그러던 중 유럽지역의 연구자 채용공고가 올라오는 웹페이지 (EURAXESS, https://euraxess.ec.europa.eu/jobs/search)를 알게되었고, 제 분야에 맞는 박사후연구원 채용공고를 발견하고 지원을 하였습니다. 차례대로 서류평가-전화평가-화상회의평가의 3단계를 통해 최종합격을 하게 되었고, 현재 근무지인 독일 율리히연구소로 오게 되었습니다.

유럽생활 시작부터 마주친 코로나

출근 첫날, 저는 연구소 동료들과 인사를 나누고 점심식사를 하는 등 행복한 하루를 보냈습니다. 그러나 바로 다음날부터 연구소 식당이 문을 닫았고, 오피스에서는 1명만 근무가 가능한 제한조치 등이 시작되었습니다. 네, 제가 출근한 첫날은 2020년 3월 1일로 코로나가 시작되던 시기였고, 이후 사회적 거리두기 등의 강도높은 격리 조치들이 시행되며, 저는 3개월간 재택근무를 하게 되었습니다. 이후 연구소에 마스크를 쓰며 출근을 하게 되었지만, 동료들과의 교류가 많이 제한되니, 연구도 진행이 안되고 의욕도 많이 떨어졌습니다. 그래도 하루하루 내 할일을 하다보니, 어느새 유럽에서 논문이 나오기 시작했고, 동료들과 야외활동을 할 정도로 코로나 시기를 이겨냈습니다.

어느 날씨좋은 오후에 연구소 식당앞 작은 호숫가 풍경(좌), 사진. 연구그룹 동료들끼리 방문했던 축구와 골프를 결합한 액티비티(우)

유럽에서 만난 소중한 한인과학자 네트워크들

여러모로 힘든 시기였지만, 저에게 가장 많은 에너지를 얻게 해준 것은 역시 한인과학자 분들과의 만남들이였습니다. 처음 율리히 연구소에서 한인과학자분들을 몇분 알게되어 점심을 먹을때면, 여러 스트레스들이 해소가 되면서 기분이 상쾌해졌습니다. 알음알음 다른 분들도 알게되었고, 이제는 약 20여명이 있는 단체대화방도 만들어져서, 종종 점심도 같이 먹고 비슷한 분야의 연구자들끼리는 협업도 하는 등 교류가 활발해졌습니다.

그 과정에서 재독과학기술자협회(재독과협, https://www.vekni.org/) 행사에 참석하기 시작하면서 독일 지역에 계신 다양한 한인과학자분들과 교류를 하게 되었습니다. 연구내용에 대해서 토론할때도 있지만, 진로/진학 고민이나 독일 생활에 대한 고민들도 공유하면서, 서로서로 힘이 되어줄 수 있는 부분이 좋았습니다. 이후 매년 Europe Korea Conference (EKC)에 참석하면서, 독일뿐만 아니라 다른 유럽의 한인과학자분들과도 교류를 하며 지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KERC 서포터즈 활동 등에서 제가 받은 도움들을 다른 한인과학자분들께 전해드리고자 하고 있습니다.

재독과협 지역회 학술세미나 단체사진(좌), 재독과협 학술대회 재료분과 세션사진(우)

유럽생활 한줄평: ‘나의 길을 찾는 여행’

한국에서는 어느 시기에 어떤 결과를 내야한다는 성공을 향한 정답지를 따라 모두가 움직이고, 혹시나 벗어나려 하는 사람에게는 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심어서다시 돌아오게 만듭니다. 한국에서의 저 역시 주어진 숙제들을 묵묵히 수행하는 사람이였습니다. 딱히 일탈도 안하고 쉼없이 앞으로만 나아갔습니다. 그러나 유럽에 나와보니 전혀 다른 세상이였습니다. 업무적으로도 저에게 큰 주제만 제시할 뿐, 구체적인 진행방향에 대한 지시나 언제까지 해야한다는 압박이 거의 없습니다. 또한 저녁먹기 전에 퇴근하는게 당연하고 휴가도 한국의 2배인 30일을 주다보니, 업무 이외에 개인활동시간이 많아서 처음에는 넘쳐나는 자유때문에 많이 혼란스럽고 너무 나태한 것 아닌가 자책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저는 저에게 주어진 자유를 통해, 제 안에 숨겨졌던 모습들을 조금씩 알게되었습니다. 논리적으로 이해가 될때까지 깊게 파고드는 연구의 즐거움도 알게되었고, 사람들과 교류하면서 도움을 주는 행복감도 알게되었고, 고요하지만 역동적인 자연속 풍경의 아름다움도 알게되었습니다. 저는 늦게서라도 만난 이 자유로움이 반갑고 소중해서 유럽에 정착할 결심을 하게되었습니다. 이 글을 읽는 분들께 드리고 싶은 말씀은 ‘적어도 다양한 선택지가 있음을 알기위해 외국을 경험하자’입니다. 돈을 쓰러 오는 여행 경험이 아닌, 돈을 벌면서 생활하는 경험을 뜻하며, 여러분들만의 길을 찾으시길 기원합니다.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근교 샤프베르크에서 바라본 풍경

※ 부록. 제가 작성에 참여했던 KERC 글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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