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르본대, “데이터의 주권 회복과 개방형 학술 생태계 조성을 위해 상업적 순위 평가에서 벗어나겠다” 발표
- 프랑스의 대표적 명문대학인 소르본대학교(Sorbonne University)가 영국의 타임스고등교육(THE) 세계대학순위에서 탈퇴하기로 결정
- 소르본대는 이번 결정을 통해 “대학 간 경쟁을 조장하는 순위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공공성과 개방성을 기반으로 한 학문 생태계를 강화하겠다"고 밝힘
- 드라크-테맘(Drach-Temam) 총장은 인터뷰에서 “이들 대학 순위 대부분은 방법론이 불투명한 ‘블랙박스'이며, 대학이 사회에 기여하는 폭넓은 역할과 다양성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
- 드라크-테맘 총장은 ”이 결정은 특정 기관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국제적 대학순위 전반에 대한 문제 제기"라고 설명
- “이들 순위는 제한된 양적 지표를 단일 점수로 통합하는 방식으로 만들어졌으며, 이는 연구를 제대로 평가하지 못하고 고등교육기관의 다층적 사명을 반영하지 못한다"고 주장
- Quacquarelli Symonds(QS), US News & World Report(USWR) 등 전 세계 대학평가 기관들이 고등교육기관의 성과를 수치화하여 비교·평가하고 있으나, 최근 점점 더 많은 대학들이 ‘양보다 질' 중심의 평가체계로 전환해야 한다며 이러한 순위 평가를 거부하는 흐름에 동참
- 2022년 말 미국 예일대·하버드대·컬럼비아대 로스쿨이 USWR 평가에서 탈퇴했고, 이후 한국 주요 연구대학들이 QS 순위 불참을 선언했으며, 최근에는 취리히대학(University of Zurich)도 THE 순위를 포기함
- 드라크-테맘은 “평가에 활용되는 데이터는 공개되지 않고, 방법론도 부분적으로만 알려져 있어 재현 가능성이 없으며, 대학이 이를 검증하거나 수정할 여지가 전혀 없다"고 지적
- 소르본대는 현재 ‘연구평가 개혁연합(Coalition for Advancing Research Assessment, CoARA)’ 회원으로서, CoARA의 ‘연구평가 개혁 협약(Agreement on Reforming Research Assessment)’에 따라 상업적 평가회사의 외부 기준이 아닌 학문공동체 스스로 평가 기준을 설계할 수 있는 자율성 확보를 지지하고 있음
- 순위 산정 기준이 여전히 대학의 사회적 기여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각국의 사회·경제·정치적 맥락을 무시한다는 비판. 또한 영어권 학술지를 중심으로 평가가 이루어져 사회과학·인문한 분야가 불리한 구조라고 설명
- 일부 평가 방법론은 과학적·윤리적 문제를 내포하고 있으며, 대학이 단기적 성과 지표를 맞추기 위해 임시적 조치를 취하게 만들어 오히려 장기적 질적 향상을 저해한다고 경고
-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해, 국제연구관리협의체(INORMS)는 ‘More Than Our Rank’ 이니셔티브를 출범하여 대학의 성취를 단순한 순위가 아닌 다양한 사회적 가치와 영향으로 평가할 수 있도록 독려
- 소르본대는 CWTS 라이덴 순위(Leiden Ranking)에는 계속 참여 예정.이는 다양한 지표를 하나의 점수로 통합하지 않고, 개방형 방법론을 채택하며, 오픈 액세스 출판 비율을 측정할 수 있기 때문
소르본대는 또한 Clarivate사의 유로 인용 데이터베이스 ‘Web of Science’ 사용 중단을 결정
- 드라크-테맘 총장은 “이제는 폐쇄적 상업 데이터에 의존해 연구를 관리하거나 평가하는 것이 더 이상 가능하지 않다고 판단했다"며, “이들 데이터베이스 역시 영어권 저널에 편향되어 있으며, 특히 프랑스어권 인문·사회 분야의 연구성과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고 지적
- 앞으로 소르본대는 무료·개방형 인프라에 집중할 계획, 이미 OpenAlex 자문위원회에 참여 중임
- OpenAlex와 같은 오픈 데이터 플랫폼을 통해 학술정보에 무료로 접근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단순히 비용 절감이 아니라 “이들 인프라의 거버넌스에 직접 참여하고, 대학의 목소리를 반영하기 위한 참여적 구조를 강화하겠다"고 강조
- 총장은 “우리는 단지 하나의 도구를 다른 것으로 대체하려는 것이 아니라, 데이터의 주권을 회복하고 이를 사회에 개방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전환하려는 것"이라고 밝힘
